사진/ 미 어류·야생동물국 홈페이지 (The Muleshoe National Wildlife Refuge)
1935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당시 지정된 텍사스 야생동물보호구역 ‘뮬쇼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The Muleshoe National Wildlife Refuge)’의 대규모 확장 계획이 전면 철회됐다.
뮬쇼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은 텍사스 최초이자 가장 오래된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이번 확장계획 백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에너지 개발 촉진’ 정책 기조에 따른 결정이다. 환경전문가들과 야생동물보호기관은 서부 텍사스와 팬핸들 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당초 보호구역 면적은 현재 6,440에이커에서 최대 70만 에이커까지 늘어날 예정이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더 뷰티풀(America the Beautiful)’ 구상에 포함됐던 이 계획은 텍사스 남부 하이플레인 지역과 뉴멕시코 동부의 초지를 보호·복원해 철새 및 다양한 야생동물 서식지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미 어류·야생동물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은 최종 토지보호계획(LPP)을 철회하고 해당 구역 내 모든 토지 매입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공화당 소속 지역구 하원의원 조디 애링턴과 로니 잭슨이 ‘토지 강탈’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낸 가운데 나왔다. 해당 계획은 어디까지나 자발적 매매에 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반발이 거셌다.
보호구역 확장안은 멸종위기종인 ‘레스프레리치킨(lesser prairie-chicken)’을 비롯해 모래두루미(sandhill crane), 영양, 프레리도그 등 고유종 보호의 핵심으로 평가됐다. 특히 레스프레리치킨은 1960년대 이후 개체 수가 90% 감소해 2023년 텍사스와 뉴멕시코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올해 5월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종에 대한 연방 보호 조치를 해제했다.
전미야생동물연맹(NWF) 마이크 리히 정책국장은 “이번 철회로 레스프레리치킨 회복 가능성이 더욱 불확실해졌다”며 “10년 넘게 지역사회와 조율해온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은 큰 후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트플레인복원위원회 창립자 재리드 마노스는 “하이플레인의 토지와 물, 야생동물은 생존의 벼랑 끝에 있다”며 “LPP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담한 계획이었기에 재검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센터포바이오다이버시티의 스테파니 쿠로스 부국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지역사회 지지와 공익 기회를 저버렸다”며 이번 결정을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결정으로 뮬쇼 보호구역 확장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보전 단체들은 향후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보전과 지역 경제 성장은 양립 가능하다”며 텍사스가 여전히 중요한 보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