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SAT
텍사스의 강력한 도박 금지법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DFS)와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 앱과 같은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주민들에게 집에서 손쉽게 베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올해 주의회에서는 스포츠 베팅, 카지노, DFS 합법화를 위한 법안이 잇달아 무산됐다. 새롭게 통과된 법안은 온라인 복권 대리구매 업체를 제한하는 조치뿐이었다. 텍사스 검찰총장 켄 팩스턴이 2016년 DFS를 불법 도박으로 규정하는 비구속적 의견을 내놓았지만 이후 실제 법 집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새로운 디지털 대체 서비스는 사실상 규제 공백 속에서 확대되고 있다.
반면 다른 주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는 올해 초 일부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단속한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지자들은 “불법 도박이 이미 만연한 상황에서, 차라리 이런 대체 서비스가 더 안전하고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DFS와 예측시장 운영업체들은 자신들이 스포츠 베팅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예측시장은 연방 금융 규제 아래에서 운영되는 거래라는 점을 내세우고, DFS는 선수 성적을 예측해 참가자끼리 경쟁하는 기술 기반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DFS의 경우 하루 단위로 경기가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최소 두 명 이상의 선수를 선택해 성과를 예측한다. 이는 전통적인 시즌 단위 판타지 리그보다 속도감 있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최근 ‘하우스(운영사)와의 대결’ 형식의 게임을 시도하며 기존 스포츠 베팅과의 경계가 흐려지팩스턴 검찰총장이 DFS를 불법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텍사스 당국은 이를 단속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 앤서니 제미냐니는 “법을 집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무시하고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드래프트킹스와 같은 대형 업체들은 “미국 24개 주와 의회가 이미 판타지 스포츠를 합법적인 기술 기반 게임으로 인정했다”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텍사스 주의회는 올해 5월 온라인 복권 대리구매 앱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9월에는 텍사스 복권위원회를 공식 해산했다. 복권 관련 업무는 주 면허규제국으로 이관됐다. 흥미롭게도 복권위원회의 마지막 집행국장이었던 라이언 민델은 사임 후 팬듀얼(FanDuel)사의 정부관계 담당자로 합류했다.
팬듀얼은 현재 텍사스에서 DFS 서비스를 제공하며, 연말까지 자체 예측시장 계약 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의회에서 DFS 규제를 마련하려는 법안은 번번이 상임위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좌초됐다.
공화당 제러드 패터슨(프리스코) 하원의원과 민주당 세사르 블랑코(엘패소) 상원의원이 DFS 규제 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되지 않았다. 블랑코 의원은 성명을 통해 “수십만 명의 텍사스 주민들이 이미 판타지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며 “불확실한 현행 법을 바로잡고 안전한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댄 패트릭 부지사는 “자신이 재임 중인 동안 도박 합법화 법안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포츠 베팅과 DFS의 제도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방 법원이 예측시장의 합법성을 인정할 경우, 주 차원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의회 차원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제미냐니는 “만약 예측시장이 법적으로 인정된다면, 연방 의회가 주 정부에 더 많은 규제 권한을 부여하라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