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PR (Sharon Osbourne, left, Liev Schreiber and Mayim Bialik are among the 1,200-plus Hollywood figures who have signed an open letter pushing back against a previous, widely-signed industry boycott of Israeli film groups.Matt Winkelmeyer; Jeff Spicer; Aldara Zarraoa/Getty Images)
할리우드가 가자 지구 전쟁을 둘러싸고 두 갈래로 나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영화계에 대한 보이콧을 지지하는 성명과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맞불 성명이 각각 발표된 것이다.
지난 9일 배우 호아킨 피닉스, 하비에르 바르뎀, 마크 러팔로를 비롯한 5,000여 명의 배우와 영화인들은 이스라엘 영화 기관과의 협업을 거부하겠다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성명을 주도한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Filmmakers for Palestine)’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집단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며 영화 상영 및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엠마 스톤, 올리비아 콜먼,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알리사 밀라노 등 유명 배우와 함께 영화감독 아바 뒤버네이, 아담 매케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서 1,200여 명의 다른 할리우드 인사들은 공개된 서한을 통해 보이콧을 거부했다. 리브 슈라이버, 메이엄 비알릭, 샤론 오스본 등이 참여한 이번 성명은 엔터테인먼트 비영리단체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 포 피스(Creative Community For Peace)’와 ‘더 브리게이드(The Brigade)’가 주도했다.
이들은 보이콧 지지 서한을 “허위 정보로 가득 차 예술을 검열하고 지워버리려는 문서”라 규정하며 “이 차별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보이콧은 평화로 가는 길에 또 다른 장애물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성명은 또한 “보이콧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스라엘인들의 존재를 지우고 허위 사실을 정당화하며, 하마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를 원한다면 남은 인질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하마스에 반대하라”고 강조했다.
이 논란에 대해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 측은 미국 NPR과의 인터뷰에서 맞불 성명을 “교묘히 포장된 반팔레스타인 인종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번 반대 서한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전 파라마운트 글로벌 의장 샤리 레드스톤, 마텔 CEO 이논 크라이즈, 드라마 <윌 앤 그레이스> 제작자 데이비드 코한, 폭스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CEO 페르난도 스제우 등 업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편, 주요 영화사 중 유일하게 파라마운트 스튜디오가 공식 입장을 내고 보이콧을 비판했다. 파라마운트는 성명을 통해 “국적을 이유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침묵시키는 것은 평화를 증진하거나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더 많은 교류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