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이 확대되면서 미국 귀화 시민권자들 사이에서 “취득한 시민권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즈와 AP, LA타임즈 등 주요 매체들은 여러 귀화 시민권자들은 최근 국경 단속 강화, 출입국 심사 강화,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확대 방침 등의 영향으로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에라리온 내전을 피해 난민 캠프 생활을 거친 뒤 미국에 정착해 시민권을 취득한 다우다 세세이(48)는 LA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 이후 자신이 믿어온 시민권의 보호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세이는 “시민권 취득은 미국과 내가 서로에게 한 약속이라고 믿었다”며 “하지만 최근 정책 변화로 그 약속이 약해진 듯하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시민권자들은 해외 여행에서 돌아올 때 국경 단속 요원에 의해 구금 또는 장시간 심문을 받았고, 국내 이동 과정에서도 “불법체류자”로 오인돼 구금된 사례가 있었다. 세세이는 “Real ID가 있어도 국내선 비행기를 탈 때 반드시 여권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최근 시카고·뉴욕 등지에서 신원 표식이 없는 요원들이 단속을 벌이면서 미국 시민권자까지 연행됐다며, 한 시민권자는 두 차례 ICE 단속에 억류됐다며 연방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올여름 법무부는 범죄 혐의나 국가안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귀화 시민권자에 대해 시민권 박탈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시장 당선인 조흐란 맘다니(34)의 시민권을 문제 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부 귀화 시민권자들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조차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인터뷰를 꺼리고 있다.
뉴멕시코주 의원 신디 나바는 “DACA 출신인 과거 체류신분이 없던 시절보다, 지금 귀화 시민권자들이 더 불안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위스콘신대학 역사학자 스티븐 칸트로위츠 교수는 “미국 헌법에 ‘시민’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정의는 없다”며 역사적으로 시민권의 범위가 확대되거나 축소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고 설명했다. 1790년 첫 귀화법은 ‘품행이 바른 자유 백인’만 시민권을 허용했고, 1924년 이민법은 아시아 출신의 귀화를 금지했다. 1923년 연방대법원 판결(미국 대 바가트 싱 틴드) 이후 인도계 이민자 수십 명이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례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 역시 법적 시민권의 무력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칸트로위츠 교수는 “정치권력이 어떤 집단이나 개인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순간, 시민권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민관련 전문가들은 ‘출생시민권’ 폐지 논의, 시민권 박탈 강화, 국경단속 확대 등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쟁점으로 더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정치학자 리사 마르티네즈는 “시민권 안정성 자체가 정치의 장으로 끌려들어오면서, 미국 시민의 개념이 정치적 도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귀화 시민권자들은 “시민권은 평생의 안전 보증”이라는 믿음을 잃어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정책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그 불안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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