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ERA (Increased immigration enforcement is impacting the construction industry in North Texas, some businesses say, and has left many workers in fear of going to job sites.)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이민자 단속이 텍사스 건설업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단속 공포에 노동자들이 현장 출근을 꺼리면서 공사 지연과 비용 급등이 현실로 닥쳤고, 그 피해는 이민자 노동자는 물론 건설업자, 나아가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강화된 이민자 단속이 북텍사스 건설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민 단속 강화가 노스텍사스 건설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많은 노동자들이 현장 출근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밝혔다. 달라스에서 지붕 공사 회사를 운영하는 호세 레예스 씨는 “지난 1년간 직원 일부가 강제 추방됐다”며 “가족이 있고, 아이도 있었던, 성실하게 생계를 꾸리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파장도 가시화됐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 기업 5곳 중 1곳이 이민 정책 변화로 인해 외국 태생 노동자 채용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텍사스 건설업 노동력의 약 38%가 외국 태생이다.
사태는 북텍사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리오그란데 밸리의 주거용 건설업체 대표 베니 멜렌데스 씨는 어느 날 아침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 투입된 직원이 나타나지 않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결국 그 직원의 아내가 “ICE가 데려갔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한 건설업체는 서로 다른 단지에서만 ICE 급습을 10~15차례 당했다고 밝혔다. 2025년 6월에는 브라운스빌과 사우스패드리아일랜드의 건설 현장 두 곳에서 노동자 25명이 한꺼번에 체포됐고, 올해 1월에는 웨스트텍사스 미들랜드 건설 현장에서도 9명이 연행됐다.
“트럼프에 세 번 다 투표했는데”… 건설업계 지지층도 등 돌려
사우스텍사스 건설협회 마리오 게레로 사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3번의 선거 모두에서 지지표를 던졌다고 밝히면서도 “이 상황이 건설업에까지 닥칠 줄은 정말 몰랐다. 기초 공사는 다 끝났는데 그다음 단계 공사를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미국의 꿈을 위해 투표했는데, 지금 그 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레로 사무국장은 공급망 연쇄 피해도 이미 현실화됐다며, 하청업체 상당수가 매출이 급감했고 일부는 파산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건설 대출이 지난 1년 사이 약 30% 줄었다고 전했다.
공사기간 두 배…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사우스텍사스 건설협회 재무담당 에프레인 고메스 씨는 “평균적인 스타터 홈 한 채를 짓는 데 예전에는 4~5개월이면 됐는데, 지금은 8~10개월씩 걸린다”며 “엄청난 연쇄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히스패닉 건설협회 존 마르티네스 회장도 “ICE 단속 소식이 들릴 때마다 사람들이 현장에 나오지 않는다. 상업용 건설은 공기 지연 시 위약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쇄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민자 친구도 없고, 혼합 주거 단지에 살지 않아서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그 비용은 반드시 당신의 문 앞에 도달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권익옹호단체 ‘워커스 디펜스 프로젝트’의 데이비드 친칸찬 씨는 “텍사스에서는 이미 임금 착취와 노동자 분류 오류, 위험한 작업 환경 문제가 만연해 있다”며 “매일 추방 공포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착취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합법적 서류를 갖춘 노동자들조차 단속 분위기 속에서 현장 출근을 꺼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달라스 연준·주 인구통계관 “텍사스 성장 근간 흔들린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분석 보고서는 이민 정책 변화와 단속 강화가 이민자 커뮤니티 전반에 ‘냉각 효과’를 일으켜 출근 기피와 공공장소 회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주요 대도시권 건설 노동력의 약 38.6%가 외국 태생 비시민권자다.
텍사스 주 인구통계관 로이드 포터는 “2023~2024년 텍사스 인구 증가의 절반 이상이 이민에서 비롯됐다”며 “건설업은 바로 그 노동력에 기대어 도시와 주거 성장을 지탱해 왔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미국인의 노동력은 충분하며 대통령은 계속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텍사스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헨리 쿠에야르는 “미국인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특정 직종은 채울 미국인이 없다”며 연방 당국에 농업 분야 단속을 완화했듯 건설 현장 단속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공화당 의원 모니카 드라 크루스도 건설 현장 ICE 단속을 “건설업계의 위기”로 규정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