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N
베이컨 가격이 치솟고 있다. CNN 에 따르면 소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베이컨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8%가 더 올라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돼지고기 값은 평균 7%오른 것과 비교해도 급격한 상승이다.
베이컨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가 지목된다. 미 전역에서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돼지고기 유통과 공급망이 무너졌다. 특히 팬데믹과 함께 시작된 사재기는 수요를 증가시켰지만 육류가공 공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공장들은 문을 닫아야 했다. 가공공장의 영업중단은 농장의 돼지고기 출하를 늦췄고 사육기간이 지난 돼지들은 살처분됐다.
IHS Markit의 이코노미스트인 애덤 스펙은 “돼지농가들은 살처분한 돼지의 수가 많아지는 것은 공급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돼지번식을 억제하면서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면서 “생산량 조절 결과 돼지고기 원육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스펙은 CNN과 인터뷰에서 “돼지고기 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가겨상승은 내년 6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가공공장에서 확보하는 원육 물량 부족이 갑자기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베이컨 가격은 단기간에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컨 가격상승의 두번째 원인으로는 사료 및 화물, 인건비 상승도 작용했다. 미시간 주립대학교의 농업경제학자인 트레인 말론 박사는 “팬데믹으로 인해 돼지농가에 공급되는 사료가 부족했고 출하를 할 수 있다고 해도 화물운송 부족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베이컨 공급망에 타격을 준 것”이라고 봤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유행도 돼지고기 수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시장에서 부족한 돼지고기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에서 수입한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미국으로까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돼지고기 수입량이 줄어들었다.
전미양돈협회(National Pork Producers) 에 따르면 서반구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양돈업자들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미국으로 유입될 경우 미국내 돼지고기 산업이 황폐화되고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도 폐쇄될 것”이라고 경고, 돼지고기 수입제한을 요구해 원육공급량은 더 줄어들었다.
베이컨 가격 상승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육류시장의 독과점 구조도 한 몫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4개의 육류기업이 돼지고기를 포함해 소고기와 닭고기 공급 및 소매 시장의 66%를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시장을 독과점하며 가격담합을 할 경우 육류의 소매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육류 가격상승은 독과점 금지법에 위반된다고 판단,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가축농가에 14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독과점을 규제하더라도 팬데믹이라는 특수상황이 만들어낸 베이컨 가격상승을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