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막골에서 북한군 장교가 동막골 촌장에게 묻는다.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냐”고.
산골 깊숙한 곳 촌장은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은 그를 따른다. 북한군 장교는 분명히 뭔가 비결이 있을거라 믿었다. 촌장의 대답은 매우 간단했다. “뭘 많이 멕이야지”.
촌장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그저 뭘 먹인다에 불과하지만 이는 보편적 복지에 해당한다. 지도자로서 규모에 상관없이 대다수가 만족할 만한 보편적 복지가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을 묻는 북한국 장교의 질문에 답이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발전과 복지, 소수민족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사회와 적극적인 교류를 하는 리더 역할은 한인회가 한다. 한인회는 몇명이 모여 ‘그들만의 리그’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 한인 커뮤니티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달라스와 오스틴은 차로 3시간 거리다. 텍사스에서 대도시라 하면 휴스턴과 달라스, 주도인 오스틴, 그리고 샌안토니오, 엘파소, 러벅 등이 있다. 워낙에 넓은 땅을 가진 텍사스이기에 엘파소와 휴스턴은 비행기로 2시간 정도 소요될만큼 거리가 있다. 그러니 차로 3시간은 가깝다면 가까운 곳이다.
달라스 한인타운은 점점 커간다. 인구도 늘고 한인 비즈니스도 늘어난다. 그리고 한인회 조직도 성장했다. 새로운 한인회가 발족한 뒤 달라스 한인회에 대한 여론은 호평일색이다. 특히 이번 설날 식사대접 행사는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한인회가 한인회 했다”는 말이 나온다. 루이즈빌에 거주하는 한인여성은 “20여년을 달라스에 살면서 한인회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알리기 행사는 많이 봐왔지만 온전히 한인들을 위한 식사대접 행사는 처음이었다. 이럴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인사회 역사가 거듭되면서 한인회도 성장발전하며 “이제서야 진짜 한인을 생각하는 한인회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성주 회장의 결단과 추진력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많아지고 달라스 한인회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간다.
반면, 3시간 남쪽에 오스틴 한인회는 현재 매우 시끄럽다. 회장선거 때문이다. 회장선거가 경선으로 될 경우 선거과열로 양 후보간 비방이 난무하기도 한다. 선거는 어쩔수 없이 네거티브를 먹고 자란다. 어느 선거에서나 승리를 위해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틴의 경우 경선으로 가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선관위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폭발했다. 결국 전직회장들과 전직 선관위원장들, 한인회 이사들이 강경대응 카드를 꺼내며 “정상화”를 외칠 정도다.
한인들을 위한 한인회장을 뽑는 선거지만 선거 밖에서는 들리는 잡음과 카더라 통신, 논점을 벗어난 이상한 얘기 들만 무성하다. 결국 한인들은 외면한다. “그럼 그렇지” “한인회가 뭐라고 저러는가” “차라리 경선을 하면 지금보다는 덜 시끄럽다” “경선을 왜 못하게 하느냐”는 말이 무성하다. 그리고 많은 한인들이 “창피한 일”이라며 오스틴 한인회에 대한 관심을 끄려 한다.
텍사스 최대도시로 한인 사회 규모도 상당한 휴스턴에서도 한인회장을 경선으로 뽑았다. 당시 후보들 간에 과열양상이 있었지만 경선 결과에 두 후보 모두 승복하면서 깨끗하게 마무리됐다. 이는 선관위의 힘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한 선거를 관리,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두 후보 측에서도, 한인사회도 선관위의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으며 깔끔한 마무리를 보였다. 역대급 한인투표참여율로 탄생한 휴스턴 한인회는 휴스턴 한인사회를 위한 첫 항해를 시작했다.
달라스는 한인회에 대한 찬사와 기대, 관심이 증폭되고 휴스턴 한인회는 깔끔한 경선과 한인들의 역대급 투표참여 및 관심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오스틴은 한인회장 선거논란으로 한인들의 외면과 무관심을 키우고 있다.
안미향 텍사스N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