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 속에서도 기침과 콧물,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질환은 가을과 겨울철에 집중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여름에도 다양한 감염병이 활발히 전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관련 응급실 방문이 전 연령층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부대서양, 남부, 서부 해안 지역에서 뚜렷한 상승세가 확인됐다.
CDC는 현재 인플루엔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활동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는 일부 지역에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족구병, 노로바이러스 등도 여름철 흔하게 발병하는 감염병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이라도 바이러스 전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야외 활동이 많은 계절에는 감염 위험이 낮아 보일 수 있으나, 고온으로 인해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 오히려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리조나 주립대학 응급의학과 프랭크 로베키오 교수는 “동부에서는 겨울에 감기가 많지만, 이곳처럼 더운 지역은 여름이 감기철”이라며 “고온 탓에 실내에 오래 머물수록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신 접종 시기를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은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몇 주 전에 맞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보다 빠른 접종이 권장된다.
CDC는 최근 4세 미만 영유아의 코로나19 관련 응급실 방문 비율이 상승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해당 연령대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다, 첫 감염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보건당국은 건강한 어린이에 대한 백신 권고를 철회했지만,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생후 6개월 이상 유아를 포함한 모든 소아에게 백신 접종을 여전히 권고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실외 활동 장려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속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