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나래 제공
제3회 한인 입양인 문화축제(Korean Adoptee Cultural Roots Festival)가 지난 18일(토) 휴스턴 아시아소사이어티텍사스센터(Asia Society Texas Center)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비영리단체 ‘한나래(Han Narea Inc.)’ 주최로 마련됐으며, 사물놀이그룹 ‘느닷(Newdot)’ 등이 한국 전통문화의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2016년에 설립된 ‘한나래’는 휴스턴과 남부 텍사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악기와 무용 교육, 공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나래 허현숙 단장은 “이번 공연은 입양인들이 한국 문화를 통해 정체성을 되찾고, 예술을 통해 뿌리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주휴스턴총영사관, 아시아소사이어티,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객석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은 전통음악의 리듬과 춤사위에 큰 박수를 보냈다.
창단 2018년의 사물놀이그룹 ‘느닷(Newdot)’은 이번 공연에서 ‘문굿(Mungut)’, ‘길놀이(Gilnori)’, ‘메나리 축원굿(Menari Chukwongut)’, ‘킬링비트(Killing Beat)’, ‘풍류마치(Pungnyumachi)’ 등 다섯 곡을 선보였다.
‘문굿’은 진주 삼천포와 자진덩덕궁 등 호남 지역의 장단을 바탕으로 신명을 풀어내는 문굿(門굿) 형식으로 구성됐으며, ‘길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축원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관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메나리 축원굿’은 느닷의 첫 창작곡으로, 나크궁·도살풀이·자진굿거리 장단을 결합해 전통 속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했다. 이어 연주된 ‘킬링비트’는 평택·진주·임실 등 여러 지역의 농악 리듬을 엮은 곡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타악의 향연을 펼쳤다. 마지막 무대 ‘풍류마치’는 느닷의 5주년을 기념해 만든 곡으로, 각 작품의 리듬을 하나의 조화로운 흐름으로 엮어낸다.
한나래는 ‘기원무(Giwonmu)’를 선보였다. 기원무는 복과 평안을 비는 한국 전통 제례무로, 느리고 정중한 동작에서 점차 역동적인 몸짓으로 발전하며 인간과 신, 공동체의 조화를 상징한다.
이어 무대에 오른 민요가 김재우는 남원산성민요와 진도아리랑을 열창하며 고향의 정서를 전했다. 그의 구성진 목소리와 장단에 객석에서는 “얼쑤”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연은 무용가 허현숙, 박정아, 장구 연주자 이효정, 그리고 무용수 모주빈 등의 참여로 완성됐다. 관객들은 전통예술이 전달하는 ‘아름다운 인연(佳緣, 가연)’이라는 주제에 깊이 공감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허현숙 단장은 “입양인 문화축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한국과 입양인, 그리고 지역사회를 하나로 잇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문화 교류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가연(佳緣, A Beautiful Bond)’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한인 입양인들이 한국 전통예술을 통해 자신과 조국의 연결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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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