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PR( A plane takes off with Korean workers that were detained at Hartsfield-Jackson International Airport in Atlanta on Thursday. George Walker IV/AP)
지난주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진행된 대규모 이민단속으로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11일(미국시간) 전세기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에 석방된 인원은 한국인 316명,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으로 이들은 조지아 포크스턴 이민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버스를 통해 애틀랜타로 이동한 뒤 귀국편에 탑승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국의 비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또 “구금자들의 이송 과정에서 수갑 착용 여부, 자발적 출국인지 강제 추방인지 등에 대해 한미 당국 간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 측이 처음에는 절차를 중단했는데, 이는 백악관의 직접 지시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면 귀국하되, 원하지 않는 사람은 남을 수 있도록 지시했다는 전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구금자 중 한 명은 미국 내 가족을 이유로 잔류를 선택했다.
이번 단속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현장 단속으로 기록됐다. 지난 4일 단속 당시 연방 요원들은 차량 행렬을 이루며 현대차 부지에 도착해 근로자들을 줄 세운 뒤 수색·체포했다. 일부는 허리와 발목까지 족쇄가 채워진 상태에서 구치소로 이송됐으며, 이 장면은 ICE가 공개한 영상에도 담겼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공공안전을 위한 불법 고용 단속”이라고 설명했지만,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기업 파견 근로자들이 대거 구금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조지아주가 ‘최대 규모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라 홍보해온 76억 달러 규모 현대차 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해 더욱 파장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약 1,200명을 고용한 상태로 향후 현지 고용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사무실은 성명을 내고 “지난 40년간 한국과 현대차를 포함한 파트너십을 소중히 지켜왔다”며 “이번 사건이 상호 협력 관계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여론의 반응은 심상치않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과 미국 내 제조업 투자 유치 전략이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하며 향후 양국 간 외교적 협의와 제도 개선 여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