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PR (Two people who knew someone killed during the deadly Travis Scott concert at Houston Astroworld embrace at a memorial on Sunday. Robert Bumsted/AP)
지난 5일 휴스턴의 NRG 파크에서 열린 애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발에서 8명이 압사한 사건과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객석에서 도와달라는 외침이 있었지만 콘서트는 1시간 동안 지속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관객이 찍은 동영상들을 시간대 별로 분석했다. 사건이 벌어진 시점은 세계적인 힙합스타인 트래비스 스캇이 무대에 올랐을 때다. 5만여명이 관객들이 일제히 무대 앞으로 몰려들면서 앞쪽 사람들은 넘어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비명이 들리고 기절하는 관객이 있었지만 군중은 계속 무대 앞을 향해 진격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자체 분석을 통해 가장 먼저 구조요청이 나온 시점은 9시 12분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도와달라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지만 공연은 이어졌다. 10여분이 지나 스캇이 노래를 멈추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서도 의료진을 찾는 목소리가 영상속에서 나온다.
하지만 스캇은 “모두 분노할 준비가 됐느냐? 준비가되면 가운데 손가락을 하늘 위로 들어올리라”며 분위기를 더 띄우기 시작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한 관객이 주의를 환기하며 도움을 요청했고 스캇 역시 당시 상황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공연을 이어갔다.
9시 42분경 누군가 기절한 것을 보고 구조를 요청했지만 공연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관객들 사이에서 “공연을 멈추라”는 외침이 나왔고 1시간 만에 공연은 중단됐다. 하지만 이미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후 였다.
압사사고로 사망한 8명은 14세에서 27세 사이로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도 포함되어 있다. 휴스턴 경찰당국은 희생자의 이름이나 사인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휴스턴 경찰당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다양한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중이다. 당국은 “무대 주변이 어떻게 설계됐는지도 살펴볼 것”이라며 “지난 2011년 인디애나 스테이트페어에서 7명이 사망한 사건은 무대붕괴 때문이었다. 무대 주변 설계를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콘서트 기획사인 라이브 네이션이 촬영한 비디오와 관객들이 찍은 수십개의 비디오를 검토해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파악할 것이라고 전했다.
휴스턴 경찰당국은 또 스캇이 무대위에서 군중들을 선동하고 사고 조짐이 있었는데도 공연을 이어간 데 대해 책임여부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캇은 지난 2017년에도 알칸사에서 공연중 관객들에게 무대로 몰려들도록 유도하며 공연 보안시스템을 우회하도록 한 적이 있다. 당시 스캇은 무질서한 행동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지만 폭동 선동 혐의는 기각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오스틴에서 당시 공연에 참석한 크리시안 파레데스의 법적 대리인은 ‘관중을 선동하고 부상을 입힌’ 이유로 래퍼 스캇에게 1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크리시안 파레데스는 “현장에서 무사히 살아나온 것이 다행”이라면서 “콘서트 현장은 지옥이었다”며 “모든 책임은 래퍼 스캇에게 있다”고 말했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