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redit: REUTERS/Sergio Flores
- 400명 이상 구조대원, 수색 총력 … 나무에 매달려 있던 사람들 포함 850명 이상 구조
- 애봇 주지사 “희생자 모두 찾을 것”
- 예상 못한 폭우…예보 논란도
- 현장 피해 속출…지역사회 도움 손길 이어져
- 피해자 대부분 기독교 소녀 캠프 ‘캠프 미스틱(Camp Mystic)’ 참가자
텍사스 중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7일(월) 현재 최소 79명으로 늘어났다. 구조당국은 실종자 수색과 생존자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커 카운티(Kerr County)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으며 이 지역에서만 최소 6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카운티들에서도 추가로 11명이 사망하면서 총 사망자는 79명에 달했다. 이는 2017년 허리케인 하비 당시 사망자 수(68명)를 넘어선 수치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28명과 성인 40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기독교 소녀 캠프 ‘캠프 미스틱(Camp Mystic)’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캠프에서는 현재까지 10명의 소녀와 1명의 지도자가 실종 상태다.
커 카운티 셰리프 래리 레이사(Larry Leitha)는 “20개 이상의 기관에서 400명 이상이 현장에 투입되어 강둑과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달튼 라이스 커빌 시 행정관은 “접근이 어려운 강가 지역에도 인력을 추가 배치하며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미스틱 실종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SNS에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게시하고 있으며,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유입된 방문객들로 인해 정확한 실종자 수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레그 에봇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희생자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며 “가족들에게 가능한 한 빠르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애봇 주지사는 전날 캠프 미스틱을 직접 방문해 “어린이들이 겪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난 선포 지역을 베어, 버넷, 콜드웰, 과달루페, 트래비스, 윌리엄슨 카운티까지 확대했으며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연방 재난 선언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피해 주민들은 임시 주거 지원, 주택 수리 보조금, 저금리 대출 등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노엄 장관은 “미 해안경비대와 국경순찰대, 세관국경보호국이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36시간 동안 구조대원들은 나무에 매달려 있던 사람들을 포함해 850명 이상을 구조했다. 그러나 당국은 사망자 수가 월요일까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홍수는 몇 시간 만에 10인치(약 25cm)의 폭우가 내리면서 과달루페 강 수위가 45분 만에 26피트(약 7.9m) 상승해 발생했다. 이 지역은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급속 홍수 위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기상청의 경고가 충분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민간 예보 업체 아큐웨더는 “수시간 전부터 홍수 경보가 발령됐으며, 캠프 미스틱 등은 대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텍사스 비상관리국 책임자 님 키드는 “기상청 예보는 최대 6인치 정도였고, 실제 강우량은 이를 훨씬 초과했다”고 해명했다. 애봇 주지사도 “대피령을 내리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현장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수가 빠진 커빌 지역은 참혹한 피해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도로 옆에는 찢긴 전신주와 전선, 벗겨진 나무껍질이 쌓여 있고 일부 나무는 90도 각도로 꺾여 있다.
커빌의 ‘크로스 킹덤 교회’는 음식과 의류, 반려동물 사료 등을 모아 이재민을 지원하고 있지만 통신 두절로 인해 피해 주민들에게 전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1987년 홍수에서 구조 활동을 벌였던 73세의 빌리 로렌스는 “이번 홍수는 당시보다 두 배는 심각하다”며 “강가에 위치한 캠프는 밤마다 날씨를 체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멜라니아와 나는 희생자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안미햘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