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방치로 10대 아들이 총격” … 가해자 부모에 첫 징역형

교사의 정신상담 권유 무시, 총기구매 동행 및 사격연습도 함께

 

사진/ CNN (James and Jennifer Crumbley were both convicted of involuntary manslaughter in the mass shooting at Oxford High School in Michigan in 2021.Getty Images)

 

지난 2021년 오클랜드 카운티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총격난사를 벌인 10대 가해자의 부모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지난 9일(화) 미시건주 오클랜드 카운티 법원은 총격을 벌인 15세 소년의 부모인 제임스 크럼블리, 제니퍼 크럼블리 부부에게 총기를 방치한 혐의로 최대 15년형을 선고했다. 총격범의 부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미국에서 처음이다.

지난 2021년 11월 30일 당시 15세였던 총격 가해자 이든 크럼블리는 가방에 총기를 담아 학교에 간 뒤 무차별 총격을 시작해 학생 4명을 살해하고 학생 6명과 교사 1명 등 7명을 다치게 했다. 이든 크럼블리는 1급 살인죄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고 이든의 부모는 총격사건 며칠 뒤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미시건주 겸찰은 크럼블리 부부가 집에 총기를 방치하고 아들의 정신건강에 무관심했다고 판단,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제임스는 아내인 제니퍼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권총을 구매했고 아들과 함께 동행했고 총기보관을 허술하게 했다. 또 아들과 함께 사격연습을 하는 것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교사들은 이든이 평소 정신건강에 우려를 표하면서 부모에게 상담을 권하기도 했지만 부모는 이를 거부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날 수학수업에 총격을 암시하는 그림을 그린 후 부모와 상담까지 했지만 부모는 이를 무시하며 이든을 학교에 돌려보냈다. 총격은 이든이 학교로 복귀한 뒤 2시간 후에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재판에서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은 부모가 즉각 조치를 취했더라면 4명의 아이들은 살아있었을 것”이라며 가해 부모의 양육에 대해 질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향후 총격사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가해자 부모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확실한 선례가 될 것이며 집에 총기를 소지한 모든 부모들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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