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주휴스턴총영사관 정영호 총영사 [텍사스N 자료사진]
주휴스턴총영사관 정영호 총영사가 “전광훈 목사의 측근으로 전 목사 라인이며 극우보수정당인 자유통일당의 전신 국민혁명당원”이라는 말이 휴스턴 한인사회에 일파만파 퍼져 나가고 있다.
자유통일당(구, 국민혁명당)은 전광훈 목사가 만든 극우정당이다. 정영호 총영사는 “국민혁명당에서 정책위 의장을 맡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전광훈 최측근이자 그의 라인’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영호 총영사의 과거 국민혁명당 당직자로서 행적이 담긴 유튜브 영상도 휴스턴 한인사회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여기에 ‘국민혁명당’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의 전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상당수 한인들은 경악하고 있다.
한국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셀 수 없는 망언과 막말을 쏟아내는 극우보수 인사다. 기독교 목사면서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라며 신성모독을 저질렀다. 그는 2019년 10월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예요. 친해. 나는 하나님의 보좌를 딱 잡고 산단 말이야” 라고 발언했다.
종교적 언행 외에도 정치적으로도 전 목사의 막말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종교인으로서 입에 담지 말아야 할 극단적 언행도 일삼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영호 총영사가 이단시비에 휘말린 전광훈 목사 라인이라는 소문은 교회 중심의 한인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게 한인들의 전언이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교회를 통한 집단지성을 이루는 한인사회에서 반기독교적 언행를 보이는 전광훈 목사와 정영호 총영사가 같은 당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인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지난 4월 한국의 개신교 단체들은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기총에서도 이단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영호 총영사는 “국민혁명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정책개발에 노력했을 뿐 전 목사의 이단 시비 문제는 정책위의장 역할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국민혁명당의 정책방향을 잡았을 뿐 전 목사의 이단시비 문제와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정 총영사는 “정책위의장을 맡은 것은 전광훈 목사가 종북주사파에 대항하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위업을 계승하는 정당을 만들고, 향후 대한민국 보수주의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국민혁명당의 정책공약집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정책위의장직을 제안했고 이를 수락했다”며 국민혁명당 당직자였던 사실을 시인했다.
정 총영사는 “하지만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21대 대통령 후보 로 선출되어 국민의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기 위해 국민혁명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대선캠프에 참여한 뒤로 전광훈 목사와 국민혁명당 관계자를 한번도 접촉한 적이 없다”면서 “특임 공관장 후보로 검증 받을 당시에도 국민혁명당 정책위의장 경력과 탈당 문제를 검증받았다”고 해명했다.
소문은 소문을 낳고 있다.
정영호 총영사가 특임공관장으로 휴스턴 총영사관에 부임한 것도 “전광훈 목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다. 전광훈 목사는 국민의힘 멘토를 자처하며 보수정치권으로 개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김재원 최고의원 당선에 일조했다고 주장, 전당대회 개입설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과 깊은 관계에 있음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전 목사가 정영호 총영사의 특임공관장 임명을 위해 국민의힘 내부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정영호 총영사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선대본 조직본부의 동서화합미래위원회의 전략홍보위원장을 맡아 영호남 연대와 호남지역 득표율 제고를 위해 열심히 활동했다. 그리고 선대본 재외국민위원회 부위원장과 조직본부의 재외동포특위 위원장을 맡아 재미동포를 대상으로 미전역 지지조직을 만들어 활발한 활동했다”면서 전광훈 목사와의 연결고리는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탈당 이후 국민혁명당과는 인연을 맺지 않고 있으며 현재 어떠한 정당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영호 총영사가 극단적 보수성향으로 지역 한인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장 추천건과 관련한 논란에서도 유사한 비난이 나온 바 있다.
정 총영사는 “윤석열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과 한미동맹, 그리고 동포 사회의 연대와 통합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면서 “제가 부임해서 동포언론사들과의 간담회에서 밝혔듯이 종북주사파만 아니면 모든 대화와 소통할 것이며 민주평통을 비롯해 여러 한인단체 행사에서 재미동포가 대한민국이며 한미동맹의 기초라고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했다. 휴스턴 공관 관할 지역의 동포사회를 차별과 편견없이 아우르고 섬기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분열주의적인 행위는 없다고 일축했다.
정영호 총영사는 휴스턴 한인들을 향해 “지난 7개월간 활동내용과 발언 등에서도 극단적인 노선을 추구하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과 동포사회를 분열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