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PR (Members of a search and rescue team visit a memorial wall for flood victims in Kerrville, Texas. Eric Gay/AP)
- 연방재난관리청 지원은 불확실… “텍사스엔 예외?”
- 해외 홍수 대응 사례에 주목해야
- 특별회기에 지도 재획정·낙태약 금지 등 정치적 쟁점논의도 병행
텍사스 힐 컨트리 지역의 홍수로 130명 이상이 사망한 지 2주 만에 텍사스 주의회가 재난 복구와 향후 대비책 마련을 위한 특별 입법 회기에 돌입했다. 이번 특별회기는 원래 대마 제품 규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봇 주지사는 홍수 대응을 최우선 의제로 삼았다.
애봇 주지사는 특별회기 소집령에서 조기경보 시스템 개선, 통신 인프라 강화, 재난 피해지역 지원 자금 마련 등을 요청했으며, 홍수 대비 전반에 대한 입법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회기에서는 특히 텍사스 상원 의장이자 공화당의 댄 패트릭 부지사가 주창한 ‘이스라엘식 사이렌 경보시스템’ 도입 여부가 주목된다. 패트릭 부지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지역을 따라 사이렌이 있었다면 생명을 구했을 수도 있다”며 내년 여름 청소년 캠프 운영 이전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제출된 법안에는 청소년 캠프의 홍수 안전기준 강화, 자원봉사 단체를 위한 홍수 대응 가이드 제작 등이 포함돼 있다. 주의회는 7월 31일,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커빌(Kerrville) 지역에서 피해 주민의 증언을 청취하는 공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회기의 성패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봇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애보트는 FEMA 개편을 위한 자문위원회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FEMA는 돈을 덜 써야 한다”고 공언하며 폐지를 시사했지만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에 필요한 건 무엇이든 다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FEMA의 전반적 축소 속에서도 텍사스만 별도로 지원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텍사스 주정부는 주 예산을 활용해 FEMA 보조금 매칭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연방정부가 지원을 줄이더라도 주 차원에서 대응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기를 통해 단기적 대응뿐 아니라 장기적 수해 예방책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콜럼비아대 워터센터 소장 업마누 랄 박사는 “중국은 도심, 하수, 하천에 강우·수위 센서를 설치해 실시간 정보로 대응하고 있다”며 텍사스도 해외 사례를 참고해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말 발표된 텍사스 수자원개발위원회의 ‘주 홍수 계획(State Flood Plan)’은 향후 수십 년간 540억 달러 규모의 예방사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으며, 힐 컨트리 외에도 다수 지역이 긴급 지원을 요청 중이다.
하원 재난대책위원회 소속 앤 존슨(민주) 의원은 “커빌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텍사스에서는 더 이상 ‘홍수가 올까?’가 아니라 ‘언제 오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보트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기를 통해 이 지역뿐 아니라 텍사스 전역 강 유역에 걸쳐 유사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해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회기는 최대 30일간 지속될 수 있으며 주지사는 홍수 외에도 다수의 정치적 쟁점을 함께 상정했다. 여기에는 ▲연방하원 선거구 재획정 ▲우편 낙태약 발송 금지 ▲트랜스젠더의 성별 구분 공간 이용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재획정을 통해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최대 5석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애봇 주지사도 이를 특별회기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10년마다 인구조사 후 진행되는 재획정을 중간에 시행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애초 이번 특별회기는 대마 유래 제품(THC) 규제 논의를 위한 목적이었으나 주지사가 청소년 판매 금지 조항만을 남기고 전면 금지 법안은 거부하면서 의제가 대폭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