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교협 홈페이지
미국 의회가 지난 7월 4일 통과시킨 대규모 연방 예산안, 일명 “빅 어글리(Big Ugly) 법안”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및 이민자 커뮤니티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이에 대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이하 미교협, NAKASEC)도 “이민자 커뮤니티를 범죄화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해체하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번 빅어글리 법안은 연방 복지 예산 대폭 삭감과 이민 단속 강화 조치를 포함하고 있어, 취약계층은 물론 미국 내 비영리 기관들에도 전례 없는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메디케이드 등 공공의료 보장 프로그램 1조 달러 삭감
가장 큰 우려는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공공의료 예산이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삭감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메디케이드는 약 450만 명의 아시아계 및 태평양계 미국인(AANHPI)에게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온 제도로, 한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지탱해 왔다.
미교협은 2022년 기준 한인의 약 8%가 건강보험 없이 생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메디케이드 삭감은 수백만 명의 건강보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교협은 또 한인 노년층과 서류미비자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ICE 예산 3배 확대… 이민자 구금 및 추방 대폭 강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예산은 299억 달러로 대폭 증액되었으며, 이민자 구금시설 신설 및 확장에만 450억 달러가 배정됐다. 이는 연방 교정국 전체 예산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가족과 아동까지 포함한 대규모 이민자 구금이 예고되고 있다.
하루 최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금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이민 단속 정책이 사실상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 절차에도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어, 저소득 이민자들은 항소나 재심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로 전락하고 있다.
이번 예산안은 푸드스탬프(SNAP), 여성·영유아 보조(WIC), 공립학교 무료급식 등 빈곤층을 위한 생계 프로그램을 대폭 삭감했으며, 연방 교육예산과 장학금·학자금 대출도 축소돼 이민자 자녀의 교육 기회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미교협은 대규모 이민 단속에 대비해 이민자 핫라인(1-844-500-3222)을 적극 홍보 중이며, 20여 개 언어로 제공되는 ‘권리를 알자(Know Your Rights)’ 앱을 통해 한인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 사용자들의 권리 보호에 나서고 있다.
미교협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 커뮤니티가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할 때”라며, 한인사회의 단결과 대응을 촉구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