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UT (A person walks through flooded streets in Hyde Park after a severe thunderstorm in May./Lorianne Willett/ KUT News)
- 오스틴 홍수지도 대대적 개편 진행중 … 기후데이터 변경으로 위험지역 급증
-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25년 치 강우 데이터, 중부 텍사스 지역의 폭우 발생 빈도가 기존보다 높아
- 전문가들 “홍수 피해 가능성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피해를 입은 오스틴에서 자택과 인근 지역의 홍수 위험도를 확인하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과거 홍수 피해가 없었던 지역이라 하더라도 집중호우와 같은 특정 조건에 의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수위험 지역을 확인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홍수지도(floodplain map)다. 이 지도는 지형·지질, 유역 위치, 수로 인접성, 기상 기록, 도시 인프라 등을 종합 분석해 산출한 ‘연간 홍수 발생 확률’을 표시한다. 예를 들어 ‘100년 빈도 홍수구역’은 매년 1% 확률로, ‘500년 빈도 홍수구역’은 매년 0.2% 확률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전국 홍수지도를 제작·관리하며, 이를 통해 보험료 산정 및 위험 평가를 한다. 연방 지도에서 연 1% 이상 홍수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고위험’으로 분류되며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는 홍수보험 가입이 권고된다.
오스틴시는 FEMA 기준보다 엄격한 자체 규제지도를 운용한다. 시 지도에는 더 많은 지역이 고위험 구역으로 표시되며 건축 가능 여부와 건물 고도 제한 등 개발 규제가 반영된다.
오스틴의 홍수지도는 현재 대대적인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18년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25년 치 강우 데이터를 새로 반영하면서 중부 텍사스 지역의 폭우 발생 빈도가 기존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존 ‘500년 빈도’로 분류됐던 다수의 부지가 ‘100년 빈도’로 상향 조정됐다.
이 과정에서 오스틴의 고위험 건물 수는 7천 채에서 약 1만 채로 늘어났다. 시 수문보호국(Watershed Protection Department)의 케빈 셩크 홍수관리관은 “첫 번째 세부 지역 조사는 2026년 중반 완료를 목표로 하며, 나머지는 2027년 중반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수지도가 반드시 위험도만 높이는 것은 아니다. 방재 터널이나 제방 설치 등 완화 사업이 진행되면 위험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 일부 건물주는 자체 공학 분석 자료를 FEMA에 제출해 위험 구역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발업자가 홍수구역 내 건축을 원할 경우 시의 ‘변경 허가(variance)’를 받아야 하며, 이는 연간 약 6건 정도 승인된다.
전문가들은 최신 지도조차도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변화로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되면서 폭우 강도가 세지고, 이로 인한 홍수 피해 가능성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홍수지도를 보는 것은 단순한 정보 확인이 아니라, 미래의 재난에 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