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텍사스N] 미 연방정부가 오스틴 지역 칙필레이(Chick-fil-A) 가맹점을 상대로 직원의 종교적 안식일(Sabbath) 신앙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반(反)기독교 편향 근절 태스크포스(Task Force to Eradicate Anti-Christian Bias)’ 기조와 맞물리며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는 최근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오스틴 지역 칙필레이 프랜차이즈 운영업체인 해치 트릭(Hatch Trick)이 직원 로럴 토로드(Laurel Torode)의 종교적 신념에 대한 합리적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따르면 토로드는 2023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차량 운영 관리직으로 근무했다.
그녀는 미국 기독교계 신흥교단인 하나님의 교회연합(United Church of God(UGC)’ 신도로, 일요일 대신 토요일 안식일을 지키는 종교적 신념을 갖고 있었다. 오스틴에는 해당 교단의 지역 교회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단은 일반적인 개신교와 달리 삼위일체를 부인하고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대신 구약 성경의 절기(유월절, 초막절 등)를 수호하는 독특한 신앙 체계를 가지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회사는 초기에는 토로드의 안식일 신앙을 인정해 토요일 근무를 면제해왔지만, 2024년 2월부터 토요일 근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토로드는 다른 관리자가 토요일 업무를 대신 맡는 방안과 안식일 종료 이후 부분 근무 등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평등고용기회위원회는 주장했다.
대신 회사 측은 관리직이 아닌 운전직으로 이동할 경우 기존 안식일 배려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토로드는 해당 제안이 사실상 강등 조치이며 임금과 복지 혜택 축소가 뒤따른다고 판단해 거부했다.
이후 토로드는 2024년 2월 27일 해고됐다. 평등고용기회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1964년 민권법(Civil Rights Act) 제7편(Title VII)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해당 법은 고용주가 종교적 신념과 관행에 대해 ‘과도한 부담(undue hardship)’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온 ‘종교적 근무 배려’ 논쟁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3년 그로프 대 디조이(Groff v. DeJoy)판결에서 고용주가 종교적 배려를 거부하려면 단순한 불편 수준을 넘어 “실질적 비용 부담”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칙필레이 사건이 해당 판례 이후 토요일 안식일 문제를 둘러싼 첫 주요 시험대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평등고용기회위원회는 배심 재판을 요구했으며, 법원이 종교차별을 인정할 경우 손해배상 명령도 요청한 상태다. 현재까지 해당 프랜차이즈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