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BC (Artificial intelligence technology concept with text AI on electronic circuit board. Teera Konakan | Moment | Getty Images)
2022년 챗지피티 출시 이후 비기술 직종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언급한 채용 공고는 800% 증가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AI 활용 능력을 갖춘 근로자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지난 7월 발표된 노동 시장 분석 플랫폼 라이트캐스트(Lightcast)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다룰 수 있는 직원을 적극 채용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평균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트캐스트가 10억 건 이상의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최소 하나의 AI 기술이 요구된 공고는 그렇지 않은 공고보다 연봉이 평균 28% 높았다. 이는 연간 약 1만 8천 달러(약 2,400만 원)에 해당한다. 두 가지 이상의 AI 기술을 요구한 경우 연봉 프리미엄은 무려 43%에 달했다.
특히 고객·클라이언트 지원, 영업, 제조·생산 분야에서 AI 기술 보유자의 임금 프리미엄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조슈아 우 리크루트패스트(Recruit Fast) 설립자는 “AI 기술은 단순히 있으면 좋은 수준을 넘어,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트캐스트는 AI 윤리, 생성형 AI, 머신러닝 등 300여 개의 AI 기술을 식별했다. 업종별로 요구되는 기술도 달랐다. 예를 들어 운송 분야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 유지·보수 직군은 로보틱스 기술을 우선시했다.
흥미롭게도 가장 흔히 요구되는 기술은 챗지피티(ChatGPT)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Copilot) 활용 능력처럼 비교적 일반적인 역량이었다. 액센추어 싱가포르의 인사 책임자 브리짓 웡은 “결정 과학자나 데이터 아키텍트 같은 전문 직군 외에도, 많은 운영직·주니어 직원들이 AI 기반 업무에 맞게 훈련받고 있다”며 “경력 어느 단계에서든 AI를 배우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IT나 컴퓨터 과학 분야보다 비(非)기술 분야에서 AI 활용 수요가 더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2022년 챗지피티 출시 이후 비기술 직종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언급한 채용 공고는 800% 증가했다.
AI 역량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는 여전히 IT ·컴퓨터 과학이었으나, 그 뒤를 마케팅·홍보, 과학·연구, 사회 분석·기획 등이 이었다.
라이트캐스트의 엘레나 마그리니 연구 책임자는 “AI 역량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데이터 과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마케팅, 금융, 인사 등 모든 직군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모든 직무 영역에 도입될 것이지만, 각 분야별 속도는 다르다고 본다. 이에 따라 모든 근로자에게 일정 수준의 AI 문해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