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프로퍼블리카 (A photo of Tierra Walker and her son, JJ, sits on a desk in her bedroom at her home in San Antonio. Walker died after doctors told her she didn’t need an abortion during her high-risk pregnancy. Lexi Parra for ProPublica)
- 20주 임신부, 반복 발작·중증 고혈압에도 ‘응급 아님’ 판단 .
- “의사들, 형사처벌 위험 때문에 말조차 못 꺼내”
- “초기 진료단계에서 이미 임신 유지 자체가 위험”
- 90명 넘는 의료진 관여… 그러나 “임신중단”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어
- 20주차에 진단된 프리클램프시아… 그러나 병원은 “귀가 조치”
- 텍사스의 낙태 규제, 구조적 문제 지적
- “생명 위협이 ‘임박’해야 허용… 대부분 산모는 그 단계에 도달하면 이미 늦다”
- 의료계 “만성질환 산모 증가하는데… 법이 의학을 막고 있다”
텍사스주에서 고혈압, 당뇨, 혈전 등 중증 산과 위험요인을 가진 37세 임신부가 임신중단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텍사스의 낙태 전면 금지 정책이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을 구조적으로 제한했고, 그 결과 산모가 기회 없이 사망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망한 여성은 티에라 워커(Tierra Walker, 37)로, 임신 20주차였던 지난해 12월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사망했다. 부검 결과는 프리클램프시아(임신중독증) 진행에 따른 고혈압성 심장·신장 손상으로 확인됐다.
워커는 만성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었으며, 과거 임신에서도 프리클램프시아로 쌍둥이를 사산한 병력이 있었다. 임신 초기부터 혈압은 170/115 mmHg까지 상승했고, 원인 미상의 반복성 발작(seizure) 및 심부정맥혈전증(DVT)까지 발생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임신 초기의 조절 불가능한 고혈압, 반복적 발작, 전신 혈전증, 장기 기능 저하 위험은 모두 임신중단 고려 기준(medical indication for pregnancy termination)에 해당한다.
미국의 모성내과 전문의 윌 윌리엄스(Will Williams) 박사는 워커의 의무기록을 검토한 뒤 “해당 환자는 임신 유지로 생명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전형적 고위험군이다. 임신중단을 포함한 치료 선택지를 초기에 제시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확보한 6,500쪽 분량의 의무기록에 따르면 워커의 진료에 관여한 의료진은 90명 이상, 이 중 산부인과 전문의 21명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임신중단 옵션을 설명하거나 논의하지 않았다.
텍사스에서 낙태는 ‘즉각적 생명 위협’ 상황에서만 허용되며, 의료진이 금지된 낙태를 시행할 경우 최대 99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여러 산과 의사들은 프로퍼블리카에 익명으로 “낙태 언급 자체가 법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의료진이 침묵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한 의료진은 의료윤리위원회에 “법적 처벌이 두려워 환자에게 필요한 의학적 선택지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게 과연 의료인가?” 라는 상담문의를 남기기도 했다.
사망 3일 전, 워커는 혈압 174/115·두통·전신 부종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프리클램프시아(임신중독증) 진단을 내렸으나 ‘중증(severe)’으로 분류하지 않았고, 혈압약 투여 후 퇴원시켰다.
그러나 산전합병증 전문가들은 이 판단을 강하게 비판한다. 미시간대 고위험임신센터의 엘리자베스 랭건(Elizabeth Langen) 교수는 “20주 전후의 프리클램프시아는 산모 사망 위험이 매우 높은 중증 임상상황이다. 즉각적인 입원과 위험·혜택 상담, 임신중단 논의가 표준치료다”고 지적했다.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워커는 크리스마스 직후 아들 JJ(14)의 생일을 축하하며 “미안해, 엄마가 너무 힘들다”고 말한 것이 마지막 대화였다. 그날 오후, JJ는 어머니가 침대에 앞으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911 신고 후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소생되지 못했다.
부검 보고서는 심장비대, 전신성 체액 저류, 신장손상, 임신중독증을 명확한 사인으로 기록했다.
텍사스의 낙태 금지법은 의료진에게 ‘생명 위기 임박(imminent threat)’ 요건을 요구해 실질적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한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고혈압·혈전·발작 같은 위험은 ‘임박한 사망’ 이전 단계에서는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아 의사들이 개입할 수 없다.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그 단계가 오면 이미 산모를 살리기 어렵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고혈압, 당뇨, 비만, 만성 질환 등을 가진 산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엄격한 낙태 금지법들은 의학적 판단 대신 법적 공포가 진료를 좌우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산과 전문의는 이렇게 말했다 “임신을 이어갈 위험을 감수할지 여부는 의료진이 아닌, 환자가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텍사스에서는 그 결정권이 사라졌다.”
워커의 사례는 퍼블리카가 확인한 여러 사망 중 하나일 뿐이다. 텍사스는 이미 동일한 의료 공백으로 여성 3명이 사망한 기록이 있다. 워커의 가족은 “의사들은 ‘응급이 아니다’라고 했고, 법은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딸을 잃었다. 우리의 고통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산부인과계는 “텍사스가 현행 제한을 유지할 경우 유사한 사망이 계속될 것”이라 경고한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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