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ICE.gov
- 2월 ICE, 전국에서 약 7,100명 체포 … 휴스턴에서만 1,660명
- 출근길이나 주택가 등 공개된 장소에서 체포가 늘어
[휴스턴=텍사스N]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구금시설 대신 거리와 주거지역에서 이민자를 직접 체포하는 단속을 크게 늘리면서 폭력 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최근 휴스턴에서 발생한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52) 총격 사망 사건은 이 같은 단속 방식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텍사스 트리뷴이 연방 정보공개법(FOIA)을 통해 확보한 연방 이민단속 자료를 분석한 결과, 휴스턴에서 ICE가 구금시설 밖에서 실시한 체포 건수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월평균 약 150건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13개월 동안 월평균 640건 이상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ICE 체포에서 거리와 주택 등 지역사회에서 이뤄진 체포가 차지하는 비중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16%에서 올해 3월 초 기준 약 33%로 늘었다.
텍사스 전체에서도 지역사회 체포 비율은 14%에서 3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34%에서 43%로 상승해 텍사스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반면 휴스턴에서는 범죄 전과가 있는 이민자에 대한 체포 비율이 바이든 행정부 당시 61%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3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체포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올해 2월 ICE는 전국에서 약 7,100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1,660명이 휴스턴에서 체포됐다. 지난해 2월 전국 체포 인원은 약 4천200명이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구치소에서 신병을 인계받던 기존 방식과 달리 출근길이나 주택가 등 공개된 장소에서 체포가 늘어나면서 예기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오하이오주립대의 이민법 교수 세사르 콰우테목 가르시아 에르난데스는 “휴스턴 총격 사건은 지역사회에서 ICE와 주민이 직접 마주치는 상황이 점점 흔해지고, 동시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살가도 아라우호는 지난 8일 출근하던 중 비표시 차량을 이용한 ICE 요원들에게 제지당한 뒤 총격을 받아 숨졌다.
35년간 휴스턴에 거주한 멕시코 국적자인 그는 범죄 전력이 없었으며, 당시 ICE가 찾고 있던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취업허가와 합법 체류 신분 취득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휴스턴의 이민 전문 변호사 파울 피렐라는 “거리와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 비구금 상태의 이민자를 체포하면 오인이나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시민들까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단속 방식이 인종 프로파일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안보부(DHS)는 텍사스 트리뷴이 인용한 통계에 대해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Deportation Data Project)가 특정 자료만 선별해 잘못된 서사를 만들고 있다”며 “자료의 정확성과 분석 방법을 DHS나 ICE가 검증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하루 수천 건의 체포와 대규모 추방을 추진하면서 지방 경찰에 이미 구금된 이민자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거리 단속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한 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을 실행하려면 지역 경찰에 체포되지 않은 이민자들까지 단속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텍사스는 미국 내 두 번째로 많은 불법체류자가 거주하는 주로, 약 16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해리스카운티에는 6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이민자 밀집 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구 구조와 함께 텍사스 공화당 지도부가 ICE 단속에 적극 협조해 온 점도 지역사회 단속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올해 초 휴스턴 등 주요 도시가 ICE와의 협조를 제한하는 정책을 유지할 경우 공공안전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이후 휴스턴시는 관련 조례를 수정한 바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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