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지지자까지 설득해야 승리 … 정치에 등 돌린 젊은층도 핵심”
“사회주의자 아니다 … 자유시장·경쟁 믿지만 독점과 정경유착은 시장경제 아냐”
이민개혁엔 “국경안보와 시민권 취득 경로 함께 가능”
AI 규제 핵심으로 일자리·아동·민주주의 보호 제시
“기독교 민족주의 반대, 정교분리와 신앙의 정치 참여는 다른 문제” … “목사였던 할아버지에게서 기독교인의 의무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 배움”
[오스틴=텍사스N]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 텍사스주 하원의원이 24일(목) 열린 2026 텍사스 트리뷴 페스티벌에서 공화당 후보인 켄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 법무장관과의 본선 전략부터 이민개혁, 인공지능, 에너지, 총기, 낙태, 종교와 정치 문제까지 자신의 정책 방향을 폭넓게 밝혔다.
탈라리코가 이날 반복해서 강조한 메시지는 이번 선거를 단순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결로 규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보몬트에서 엘파소, 아마릴로에서 브라운스빌까지 텍사스 전역의 대도시와 소도시, 공화당 우세 지역과 민주당 우세 지역을 다녔다면서 “한 정치인이나 한 정당보다 더 큰 운동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라리코는 특히 민주당 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공화당 유권자는 물론 정치 자체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한 사람들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스윙보터’로 불리는 유권자 중 상당수가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할 것인가, 집에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치 시스템이 돈과 기득권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해 정치에서 멀어진 젊은층을 다시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라리코는 “정치가 부패하지 않았다고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대신 유권자 자신의 힘이 정치권의 돈보다 강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선거운동이 5달러, 10달러, 15달러와 같은 소액 후원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탈라리코를 지원하는 외부 슈퍼PAC 역시 존재한다. 텍사스 트리뷴은 앞서 민주당의 거액 기부자들이 친탈라리코 슈퍼PAC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라리코는 이날도 외부 슈퍼PAC은 자신의 선거캠프가 아니며 연방법상 후보가 이를 통제하거나 조율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탈라리코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텍사스 주의회에서의 초당적 입법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4선 주 하원의원으로 일하면서 주택과 보육, 처방약 비용 등 생활비를 낮추는 문제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협력해왔다며,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당파적 프로레슬링”이 아니라 실제 생활을 개선하는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텍사스 주의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연방상원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후보 팩스턴에게는 공개 토론에 나설 것을 거듭 요구했다. 탈라리코는 이미 여러 텍사스 방송사의 토론 초청을 수락했다며 팩스턴이 자신과 같은 무대에서 정책과 기록을 놓고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공화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중국 관련 토지매입 규제법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탈라리코는 중국 공산당이나 적대적인 외국 정부의 대리인이 군사시설 주변 토지를 매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취지에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반대한 것은 중국계 주민 등 일반인의 재산 취득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하거나 주정부에 과도한 재량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법안의 문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안의 범위를 중국 공산당 또는 적대적 외국 정부의 대리인에게 집중했다면 지지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표결이 “중국에 토지를 팔도록 허용하려는 것”이었다는 공화당의 공격은 자신의 입장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주의자’라는 팩스턴 측의 공격에도 선을 그었다.
탈라리코는 “나는 자유기업을 믿고 경쟁을 믿으며 자유시장과 성장을 믿는다”는 취지로 자신의 경제철학을 설명했다.
다만 현재 미국 경제의 일부는 진정한 자유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료산업 등을 예로 들면서 소수 대기업이 병원과 약국, 보험 등 여러 단계를 수직적으로 장악하면 소비자의 선택이 줄고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며, 더 많은 경쟁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자본주의 시장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팩스턴 측은 탈라리코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공격하고 있지만, 텍사스 트리뷴은 탈라리코가 미국민주사회주의자 모임(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 회원이 아니라고 지적한 바 있다. 팩스턴은 탈라리코가 세금 인상을 지지한다고 공격하고 있으며, 탈라리코는 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세 부담 확대와 일부 저·중소득층 세액공제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트랜스젠더 학생의 스포츠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의 안전과 공정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 지역 교육 및 스포츠 관계자가 상황에 맞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초등학교 체육과 대학 엘리트 스포츠를 동일한 기준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연령과 경기 수준에 따라 안전과 경쟁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분은 선거 쟁점이 되고 있다. 텍사스 트리뷴은 탈라리코가 이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안전이나 공정성을 위협할 경우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자 스포츠 참여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이 과거 텍사스 주의회에서 관련 제한법에 반대했던 기록과 비교해 입장 변화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탈라리코 캠프는 기본 입장이 일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민 문제에서는 국경안보와 이민자 합법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포괄적 개혁을 지지했다.
탈라리코는 국경의 일부 지역에서는 물리적 장벽이 필요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장벽을 건설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경을 안전하게 하고 누가 미국에 들어오는지 알 수 있는 질서 있는 절차”와 함께 미국에 와서 일하고 기여하려는 사람들에게 합법적인 입국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고 기여해온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는 시민권 취득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탈라리코는 국경안보와 친이민 정책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는 것에도 반대했다. 정부가 위험한 사람의 입국을 막는 동시에 미국 사회에 기여하려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AI 문제에서는 연방 차원의 규제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탈라리코는 AI가 질병 치료와 생산성 향상 등 상당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는 명확한 “rules of the road”, 즉 규칙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우선순위는 일자리와 노동자 보호, 아동 보호, 민주주의와 선거의 보호였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업무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용돼야 하며,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AI가 만든 가짜 이미지와 영상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워지면 유권자가 정보에 근거한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선거 관련 AI 규제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AI 기업이 사회 전체가 축적해온 지식과 창작물을 이용해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그 혜택도 사회에 더 넓게 돌아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대목에서 알래스카가 천연자원 수익 일부를 주민들에게 배분하는 모델을 사례로 언급하며 AI가 창출하는 부를 공유하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에너지 정책에서는 석유·가스와 재생에너지를 함께 가져가는 ‘all-of-the-above’ 접근법을 제시했다.
탈라리코는 텍사스가 오랫동안 미국의 에너지 중심지였고 석유·가스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사회, 공교육을 뒷받침해왔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풍력과 태양광 등 새로운 에너지 분야에서도 텍사스가 선도적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이념적 접근을 비판하면서 텍사스의 기존 에너지 전문성과 인프라를 활용해 차세대 에너지 산업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기 문제에서는 수정헌법 2조에 따른 총기 소유권을 인정하면서도 보편적 신원조회와 이른바 ‘총기쇼 허점’ 폐쇄, 위험인물의 총기 접근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레드플래그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탈라리코는 총기 소유권과 공공안전이 서로 배타적인 목표가 아니라며 총기 소유자를 포함해 일정한 안전조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대법관 인준 문제에서는 후보자 개인을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대법관 후보도 인준할 수 있느냐고 묻자 탈라리코는 후보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며, 상원의원이라면 청문회와 답변, 자격을 토대로 후보자를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인이 자신의 신체와 삶을 통제할 권리를 갖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독교 신앙을 정치 전면에 내세워온 탈라리코는 이날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비교적 긴 답변을 내놨다.
그는 목사였던 할아버지에게서 기독교인의 의무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배웠다며, 자신의 종교를 유대교·이슬람교·불교 등 다른 종교를 믿는 이웃에게 강요하는 것은 그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 민족주의에 반대하는 이유를 헌법과 신학이라는 두 측면에서 설명했다. 정부가 특정 종교를 국민에게 강제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의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나며 동시에 자신이 이해하는 기독교적 사랑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정교분리와 신앙과 정치의 분리는 같은 것이 아니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개인이 자신의 신앙과 윤리, 철학적 가치관을 정치적 판단에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할 수 있지만 국가기관과 특정 종교가 결합해 국민에게 하나의 신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탈라리코가 선거운동에서 기독교 신앙을 강조하면서도 기독교 민족주의와 거리를 두는 것은 이번 상원 선거에서 그의 주요 메시지 가운데 하나다. 텍사스 트리뷴 역시 지난달 탈라리코와 팩스턴이 기독교 신앙을 서로 다른 정치적 메시지로 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라리코는 자신이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만 정치해온 인물이라는 시각에도 반박했다.
그는 처음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을 당시 지역구가 공화당 성향이 강했던 윌리엄슨카운티 지역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시에도 공화당 지도부와 협력해 입법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모든 정책에서 동의할 필요는 없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약속할 수 있는 것은 “항상 솔직하고, 접근 가능하며, 나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담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탈라리코가 민주당 핵심 지지층만을 겨냥하기보다 공화당과 무당층, 정치에 냉소적인 젊은 유권자까지 포함하는 연합을 구축하겠다는 데 맞춰졌다.
이는 탈라리코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내세워온 ‘좌 대 우가 아니라 위 대 아래’라는 정치 프레임과도 연결된다. 텍사스 트리뷴은 그의 선거운동이 초부유층과 일반 텍사스 주민 사이의 경제적·정치적 권력 격차를 주요 메시지로 삼아왔다고 보도했다.
탈라리코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당선될 경우 특정 정당이나 자신에게 투표한 유권자만이 아니라 텍사스 주민 전체를 대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100만 텍사스 주민 모두를 위해 싸우는 상원의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정치에 대한 냉소가 커졌지만 텍사스 주민들이 현재의 정치보다 더 나은 정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담은 11월 선거를 앞두고 탈라리코가 자신의 중도 확장 전략과 주요 정책 입장을 한 자리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 자리였다. 동시에 트랜스젠더 학생 스포츠 참여 등 일부 사안에서는 과거 의정활동과 현재 발언 사이의 차이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공화당 팩스턴 캠프 역시 탈라리코의 정책 기록을 진보적이라고 규정하며 공격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발언은 선거를 앞둔 민주당 후보의 정책 설명과 주장이라는 점을 전제로 볼 필요가 있다. 팩스턴과 공화당에 대한 부패, 선거법 위반, 중국 관련 이해관계 등 탈라리코가 제기한 여러 비판은 후보자의 정치적 주장에 해당하며, 이번 녹음본만으로 사실관계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은 기사에서 단정적으로 인용하지 않았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