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rexi.com
- 애플·엔비디아, 캘리포니아 오피스 매입…“IT기업 자사 캠퍼스 확보 추세”
- 노천형 리테일센터, 투자 급증…“소비 위축 속에서도 안정적 수익”
-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사 캠퍼스를 저가에 확보
- 전문가들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위축, 대형 오피스·리테일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새로운 흐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2025년 들어 다시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오피스(Office) 와 리테일(Retail) 두 부문이 예외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무디스가 CNBC의 Property Play에 제공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 총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팬데믹 이후 반등세를 보였던 2024년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뚜렷하게 둔화된 것이다.
무디스 상업용 부동산 자본시장연구부문장 케빈 페이건(Kevin Fagan)은 “2022~2023년 연준의 금리 인상 초기에는 거래 회복세가 뚜렷했지만, 2025년 들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고품질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9월의 거래 평균 규모는 1,270만 달러로, 지난 2년간 평균치(1,120만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1억 달러 이상 대형 거래가 전체 50건 중 29건을 차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페이건은 “투자자들이 우량 자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주권투자펀드 등 다양한 자본이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자산군 중 가장 부진한 부문은 호텔이었다. 2025년 9월의 호텔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이는 국제 여행객과 출장 수요가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페이건은 “많은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출장 횟수를 줄이고 있으며, 그 결과 대출기관과 투자자 모두 호텔 자산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피스 부문은 거래 회복세가 뚜렷했다. 애플은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서 3억 6,500만 달러 규모의 오피스 포트폴리오를 인수했고, 엔비디아는 산타클라라에서 8,300만 달러를 들여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다. 메트라이프는 뉴포트비치 소재 오피스 건물을 약 39% 할인된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건은 “매도자들이 마침내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에 나서면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사 캠퍼스를 저가에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도 시애틀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사옥을 인수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강세 부문은 오픈에어 리테일 이다. 누빈(Nuveen), 탠저(Tanger), 인벤트러스트(InvenTrust), MCB리얼에스테이트 등 주요 투자자들이 9월 한 달간 5억 달러 가까운 자금을 리테일 자산에 투입했다. 대부분이 식당이 포함된 노천형 스트립센터 형태다.
누빈의 글로벌 부동산 총괄 챗 필립스(Chad Phillips)는 “오픈에어 리테일은 교체비용 대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으며, 본질적으로 탄탄한 수요가 있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높다”며 “지난 2년간 이 부문에 집중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대형 오피스·리테일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새로운 흐름”이라며 “이런 ‘품질 중심 재편’이 당분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