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정부, 필요한 규칙 제정 절차 지키지 않아”
지난 6월 보스턴 연방법원에 이어 두 번째 차단 결정
트럼프 행정부는 1년 연장했지만 법정 다툼 계속
DHS는 별도로 약 10만3천 달러 영구 수수료 도입 절차 추진
미국 기업이 해외의 전문인력을 채용할 때 이용하는 H-1B 비자에 10만 달러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려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연방법원이 다시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의 헤이우드 길리엄(Haywood Gilliam) 판사는 9월 30일 미 이민국(USCIS)과 국무부가 H-1B 비자에 10만 달러 수수료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법적으로 요구되는 규칙 제정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길리엄 판사는 노동조합과 고용주, 비영리단체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연방정부가 해당 수수료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결정은 H-1B 10만 달러 수수료에 제동을 건 두 번째 주요 연방법원 판단이다.
앞서 지난 6월 보스턴 연방법원의 리오 소로킨 판사는 20개 주가 제기한 별도 소송에서 10만 달러 수수료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상의 세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무효화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판결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1연방순회항소법원은 7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캘리포니아 법원의 판단은 결론에 이르는 법적 근거에서 차이가 있다. 보스턴 소송이 대통령에게 이러한 규모의 금액을 부과할 권한이 있는지를 문제 삼았다면, 이번 사건에서는 USCIS와 국무부가 수수료를 집행하면서 필요한 행정적 규칙 제정 절차를 따랐는지가 쟁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H-1B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 미국에 들어오는 일부 전문직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기존 H-1B 신청에 들어가는 정부 수수료가 신청 조건에 따라 대략 2천∼5천 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인상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기업이 H-1B 제도를 남용해 미국인 근로자를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하고 있다며 정책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당초 이 조치는 지난 9월 21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적용 기간을 다시 1년 연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잇따른 제동으로 행정부가 정책을 실제 집행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법원 결정이 모든 H-1B 수수료를 없앤다는 의미는 아니다.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1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수수료다. H-1B 신청에 기존부터 적용돼 온 일반적인 신청·관련 수수료까지 폐지된 것은 아니다.
또 이번 판결만으로 10만 달러 수수료 문제가 최종적으로 끝난 것도 아니다. 여러 소송이 각각 진행되고 있으며 행정부의 항소 절차도 남아 있다.
여기에 국토안보부(DHS)는 별도의 행정절차를 통해 약 10만3천 달러 규모의 영구적인 H-1B 수수료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는 다른 법적 쟁점을 놓고 새로운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H-1B는 미국 기업이 정보기술, 엔지니어링, 과학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 외국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전문직 취업비자다. 일반적으로 연간 6만5천 개의 쿼터가 배정되고 미국 대학에서 석사 이상 학위를 받은 신청자를 위해 추가로 2만 개가 배정된다. 기술기업들의 활용도가 특히 높은 비자다.
이번 사안은 텍사스에도 직접적인 관심사다. 반도체와 첨단 제조, IT, 엔지니어링 분야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문직 외국인력 채용과 H-1B 제도를 이용하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H-1B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한인 기업이나 신청자는 “10만 달러 수수료가 완전히 폐지됐다”고 판단하기보다 소송 진행 상황과 USCIS의 최신 지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결정은 행정부 정책에 대한 법원의 추가 차단 조치이며, 관련 소송과 별도의 영구 수수료 도입 절차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