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계절에 따라 시계를 앞뒤로 조정하는 서머타임(Daylight Saving Time)을 폐지하고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하원은 14일(화) ‘선샤인 보호법(Sunshine Protection Act)’을 찬성 308표, 반대 117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앞으로 상원 심의를 거쳐 대통령 서명을 받으면 시행되지만, 상원 통과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시계를 한 시간씩 조정하는 절차가 사라지고, 연중 서머타임이 유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서머타임 전환 제도를 여러 차례 비판해 왔으며, 지난 5월 법안이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를 통과했을 당시에도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도시, 주정부가 시계를 바꾸는 데 매년 수억 달러가 낭비되고 있다”며 “이제는 시계 걱정을 끝낼 때”라고 밝혔다.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시계 변경이 사라지면 봄철 한 시간의 수면 부족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어린이들의 수면 리듬 혼란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퇴근 후 일조 시간이 늘어나 계절성 우울증 감소와 소비·여가 활동 증가, 저녁 시간대 범죄 감소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주장한다.
프랭크 팰론 민주당 하원의원은 “왜 아직도 시계를 바꾸는지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다”며 “과학적 연구를 봐도 이제는 제도를 바꿀 때”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겨울철 일출 시간이 늦어지면서 농업과 교육 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농업 지역 의원들은 겨울철에는 일부 지역에서 오전 9시가 넘어야 해가 뜰 수 있어 농가의 작업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이 해가 뜨기 전 어두운 시간에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의원들은 시계 변경을 없애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연중 서머타임 대신 표준시(Standard Time)를 연중 유지하는 것이 건강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메리 게이 스캔런 민주당 하원의원은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도라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 건강, 특히 어린이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상당수 미국인이 연 2회의 시계 변경에는 불편을 느끼지만, 연중 서머타임과 연중 표준시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나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19개 주는 연방 의회의 승인만 이뤄지면 연중 서머타임을 시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다만 이번 법안에는 시행 전 각 주가 별도로 제외를 선택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돼 있어 현재 표준시를 유지하고 있는 하와이와 애리조나 대부분 지역, 일부 미국령은 계속 기존 제도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미 의회는 과거에도 연중 서머타임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1974년 에너지 위기 당시 한 차례 시행했지만 국민 반발이 커지면서 1년 만에 폐지됐다. 또 2022년에는 상원이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으며, 2025년에도 상원에서 재추진됐으나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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