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假, 거짓)는 진(眞, 진실)의 반대(反對)다. 가짜가 횡행하는 사회는 중병(重病)에 걸려있다는 증표(證票)다.
가짜는 반(反) 사회적 기류(氣流)로 부정적이며, 파괴적인 이미지를 가진 순수 우리 말이다. 가짜 보석(Imitate, fake)이 진짜보다 더 매혹적이며 더 자연산처럼 보이듯, 거짓이 담긴 언어나 정보, 가짜 상품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마력과 호소력이 있다.
특히 선거철에 후보간 첨예한 이해가 충돌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이 요동칠 때, 가짜 소문은 알리(Ali)의 핵 주먹이 된다.
의도적으로 조작된 검증(檢證)되지 않은, 출처 불명의, 풍문(風聞)에 밀려온, 우스개 같은 뉴스들은 거의가 다 가짜지만, 나와는 무관하다는 대중의 무의식에 쏠리며 얼렁뚱땅 쉽게 동조한다.
진실없는 언어와 강압적 분위기에서 만들어지는 언어 폭력 또한 건전한 사회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들은 시민사회가 당연히 요구하는 진실을 왜곡(歪曲)하고 희석(稀釋)하며 희화화(戱畵化)한다. 가짜 언어를 남발(濫發)하는 측이나 소위 그 소비층은 자신도 모르게 가짜에 중독되지만 때론 가짜에 빠져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성향까지 보인다.
넘쳐나는 유투브(YouTube)에 대중은 틈과 시간을 쪼개며 빨려 든다. 소위 1인 방송시대의 도래다. 학문적 권위가 묻어나는 국내외 저명 석학들이 외치는 “말씀” 부터, 옆집 아줌마의 순진을 가장한 교묘한 세치 혀까지 사람들은 열광하며 넋을 잃지만
하지만 여기엔 같이 웃을 수 없게 된 무고한 이들이 있다. 졸지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사법당국의 문을 찾지만 끝내는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입은 이들은 그 긴 고난의 여정의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명예와 이해, 돌릴 수 없는 시간에 통곡하며 함정에서 길을 잃는 것이다. 대중의 재미에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가짜를 즐기는 사람은 대중의 마음을 읽는 재주가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이길 곳에 망(網)을 놓을 뿐 책임이 없다.
처음부터 “아니면 말고” 식이거나 치고 빠지기를 시전한다.
가짜 소문을 만들고, 퍼 나르는 이들은 “바른 시민사회”를 가지고 노는 악행(惡行)을 밥 먹듯 한다. 특히 인터넷(Internet) 강국인 한국사회에서 익명(匿名)의 뒤에 숨어 사회전체가 분열되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사익(私益)까지 채우는 부정(不正)을 서슴지 않는다.
가짜 뉴스를 만들고 퍼 나르는 사람은 태연하게 사람들이 전부터 듣고 싶어 하는 개연성(蓋然性)있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든다. 반면 속임에 빠질 사람들은 마음속에 속임 당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사기꾼은 단지 이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그럴듯하게 포장만 하면 된다.
소설(小說, fiction)을 써서 낭랑한 목소리로 읊으면 끝이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 불구경이라 하지만 여기 피해자의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갈까 싶다. 너의 고통이 나의 기쁨이 되는 순간을 즐기다니.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가짜 뉴스는 다 이렇다. 전쟁터에 등장한 터무니없는 역 정보, 선거 막바지에 기승을 부리는 가짜 뉴스가 그렇다. 가짜 뉴스는 승패를 역전시키며 무고한 희생자가 생긴다.
가짜는 속임수요 사술(邪術)로, 심성이 맑은 사람들은 쉬이 사물의 진위(眞僞)를 알지만, 다급히 쫓기는 상황에선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는 성경에도, 삼국지에도, 이조 실록에도 무수히 등장한다. 군사 정부 시절, 대통령 선거 막판에 꼭 등장했던 삼팔선 위급설은 늘 그랬다. 소위 Red Complex 자작극이다. 수습할 시간을 주지 않으니 자연 폭발력이 크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없던 일이 되는 옛날 우리네 중앙 정보부 여론 틀기(twist)다. 이 양치기 소년은 매번 이기는 게임 만을 했다.
권언유착(權言謬錯)과 판단력을 잃은 사회는 천재(天災)에 휘말리듯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게 하니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조차 가늠하기 힘든 혼란을 무른다. 정신 맑은 사람과 흐린 사람이 함께 살면 서로간 얼마나 힘 들 가 싶다.
특히 작금엔 고속 사회 관계망 (Social Network Services)까지 잘 깔려 있으니 말이다. SNS에는 언론의 자유와 익명성이라는 보호막까지 처져 있어 장난치기가 얼마나 쉬울 가 싶다. 소위 가성비(價成費)가 그리도 좋을 수 없다. 가짜를 기다리는 사회 환경은 사회분열과 혼란에 최적화 되어있어 수시로 광화문은 아수라가 되며 국력은 소진된다.
먹성 좋은 포식자가 거친 숨 몰아 쉬며 정신병자(Psychopath)만 활개치는, 그래서 이 땅의 착한 싹들은 마실 물이 없어 기갈(飢渴)이 날 판이다.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게 방치하는 사회는 암(癌)과 해독(害毒)만 넘치는 사회이며, 시민의 자유가 역 주행하는 가장 나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