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알츠하이머 협회 홈페이지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겨졌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 식단 개선, 규칙적인 운동, 두뇌 훈련, 사회 활동 등 생활습관을 통합적으로 바꾸면 고령층의 인지기능이 실제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는 미국 알츠하이머협회가 주도한 ‘POINTER’ 프로젝트로, 60세에서 79세 사이의 2,100여 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고 식단도 불균형했던 인지 저하 위험이 높은 그룹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절반은 각자 식습관과 운동을 개선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주 4회 유산소 운동, 지중해식 식단, 온라인 두뇌훈련, 정기적인 사회활동, 혈압·혈당 관리 등을 포함한 엄격하고 구조화된 집중 개입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인지 기능에 일부 향상이 있었지만 집중 개입을 받은 그룹은 훨씬 더 큰 폭의 향상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웨이크포리스트대 로라 베이커 교수는 “참가자들의 인지능력 점수가 실제 연령보다 1~2살 젊은 사람들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거 핀란드에서 진행된 소규모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운동이나 식단 등 단일 요소에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연구보다 다요소 접근이 뇌 건강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알츠하이머협회는 이 연구에 약 5천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향후 4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이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과제는 이런 프로그램을 의료 시스템 안에 녹여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병원이 이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처방하고, 건강보험이 이를 보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연구와 함께 수집된 뇌 영상, 혈액 검사, 수면 분석 등 데이터가 향후 알츠하이머 예방과 관련된 실질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배너알츠하이머연구소 제시카 랭바움 박사는 “일요일 퍼즐이 이제 시시하다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뇌 건강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