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N (Hak Ja Han, the leader of South Korea’s Unification Church, arrives at Seoul Central District Court in Seoul, South Korea Monday, Sept. 22, 2025. (AP Photo/Lee Jin-man)
통일교(가정연합) 지도자인 한학자(82) 총재가 전직 대통령 부인과 여권 중진 의원에 대한 뇌물 제공 의혹으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3일(한국시간) 새벽,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총재는 전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수시간 심리를 받은 뒤 구치소에서 대기하다 영장 발부 통보를 받았다.
수사팀은 한 총재가 교단 간부들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와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한 총재는 관련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검찰은 통일교 인사들이 김 씨에게 고급 선물과 금품을 건네며 사업 편의를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건희 씨는 이미 지난달 구속돼 뇌물수수, 주가조작, 공천 개입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권성동 의원 역시 지난주 체포됐으나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권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정황과 함께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교단 신도 12만여 명이 대거 입당해 권 의원의 당권 경쟁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윤 전 대통령 관련 3대 특검 수사 중 하나다. 나머지 두 건은 ▲2023년 수해 당시 해병대원 순직 사건 은폐 의혹, ▲윤 전 대통령이 작년 12월 강행했던 단명 군사령(계엄령) 선포 과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불발 직후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지난 4월 파면됐으며, 현재 내란 등 혐의로 재구속 상태다.
통일교는 성명을 통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를 병원 시술 직후 무리하게 구속한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한 총재와 교단은 뇌물 전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이미 구속된 윤영호 교단 간부가 독단적으로 행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 총재는 창설자 문선명 총재의 부인으로, 1994년 이후 가정연합을 이끌어왔다. 문 총재는 ‘메시아’를 자처하며 1954년 통일교를 창립했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신도를 확보했으며 대규모 합동결혼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