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부담 과도” 여론 반영…교육현장과 충돌 완화 시도
텍사스 주의회가 오랜 논란의 대상이었던 주 표준화 시험 STAAR을 폐지하고, 이를 학기 초·중·말에 시행하는 세 차례의 짧은 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재추진한다. 상·하원 의원들은 5일(현지시간) 각각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시험 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하원 내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 정기회에서 막판 협상 결렬로 무산된 STAAR 대체 법안의 연장선이다. 당시 상·하원 모두 시험 제도 개편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교육청 권한과 등급 산정 방식 등 세부사항을 둘러싸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에 발의된 상원법안(SB 8)과 하원법안(HB 8)은 모두 기존의 연 1회 STAAR 시험을 폐지하고, 연 3회 단기 시험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기 초와 중반 시험은 진단 및 피드백 목적이며, 학기말 시험만을 의무화한다.
개정안은 여전히 시험 결과를 텍사스 교육청(TEA)의 A~F 등급제에 반영하도록 하되, 평가 체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등급 기준 개정 시에는 주지사, 부지사, 하원의장이 지명하는 인사가 참여하는 검토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했으며, 시험 문항이 학년 수준에 적절한지를 분석하는 독립 연구도 실시된다.
상원 교육위원회 소속 폴 베튼코트 의원(공화·휴스턴)은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도 없다”며 “이번 법안은 학생의 학업 성취를 보다 공정하고 신뢰도 높은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STAAR 시험은 통상 3시간 이내에 완료하도록 설계됐으나, 실제 시험 시간은 6~7시간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생이나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시험 스트레스가 심각하며, 시험 결과가 학생 개인의 평가를 넘어 교사와 학교 전체의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왔다. 민주당 소속 지나 이노호사 하원의원은 “아이들이 시험 날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할 정도로 부담을 느낀다”며 시험 제도의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사단체들 역시 STAAR 시험이 실제 수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찰스 버트 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텍사스 내 교사의 80% 이상이 “STAAR 대비 수업이 질 높은 교육의 장애물”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법안은 상·하원 지도부와 교육 관련 주요 의원들이 협의해 마련한 것이지만 현재 하원 내 정족수 미달 상황으로 인해 실질적인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공화당의 선거구 개편안에 반발해 주를 이탈하면서 모든 입법 절차가 마비돼 있다.
또한 STAAR 자체의 폐지는 아니며 표준화된 평가 체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정책 싱크탱크인 Texas 2036 소속 정책분석가 메리 린 프루네다는 “시험이 없다면 학생들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준비가 됐는지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이 사라진다”며 표준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TAAR 시험은 단순한 성취도 측정을 넘어 학교 폐쇄나 운영권 박탈 등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개편 방향은 교육계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