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DC
진난 수십 년간 의학의 발전과 공공 보건 개선으로 미국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만성 질환과 신체·정신 건강 요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각종 보건 연구기관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심장병 사망률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응급 심혈관 치료 기술과 스텐트 시술, 콜레스테롤 및 혈압 조절제의 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심장 질환이 감소한 자리를 다른 사망 원인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암은 여전히 미국 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특히 폐암, 간암, 췌장암 등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의 비율이 높다.
또한 약물 과다복용, 특히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인 펜타닐(fentanyl)에 의한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마약 과다복용 사망률은 일부 지역에서 심장마비를 앞질렀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도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주요 사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균 수명이 늘면서 뇌 기능 저하로 인한 사망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자살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과 중년층 남성 사이에서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심장병 예방은 비교적 명확한 경로가 있는 반면, 정신건강이나 약물 중독, 치매 등은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불규칙한 수면, 만성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정성이 정신건강 악화와 약물 의존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단순히 의학적 치료를 넘어, 교육, 주거 안정, 소득 보장 등 광범위한 사회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현재 자살 예방, 치매 조기진단, 약물중독 대응 체계 확대를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 또한 각 주정부도 정신건강 전문가 확충, 공공상담 서비스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CDC는 “심장병을 비롯한 주요 질환의 사망률이 낮아진 것은 분명한 진전”이라면서도 “새로운 보건 위협은 더욱 복잡하고 교묘하다”고 경고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