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 홈페이지
- 웨어러블 경쟁…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6%
- 신기능: 항산화 수치 측정… “베타카로틴을 감지”
- AI 챗봇·스마트글라스 헬스 기능도 개발 중
- 고령화 시대… ‘디지털 헬스’로 스마트폰 의존 탈피
삼성전자가 고령화 사회와 헬스케어 비용 증가에 대응해 디지털 헬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는 애플워치가 선도하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행보다.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 디지털헬스팀을 이끄는 박헌(Hon Pak) 부사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의료비가 높아지며, 돌봄이 병원에서 가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삼성은 이미 가전과 홈엔터테인먼트 제품으로 가정에 들어와 있는 만큼, 헬스케어 영역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워치 분야에서는 애플에 비해 뒤처져 있다. 국제데이터공사(IDC)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약 6%로, 애플(약 20%)에 크게 못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제티쉬 우브라니(Jitesh Ubrani) 매니저는 “애플은 스마트워치를 필수품처럼 인식시킨 거의 유일한 브랜드”라며 삼성의 마케팅 전략 부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예방 중심의 헬스 기능 강화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갤럭시 워치5 이상 모델에 적용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는 항산화 수치 측정, 수면 관리 추천, AI 러닝 코치 등이 포함된다.
주목할 만한 기능 중 하나는 항산화 수치를 측정하는 센서다. 이는 피부에 LED 빛을 비추어 인체 내 베타카로틴 수준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시계를 손목에서 분리해 후면 센서를 누르면 작동하며, 해당 기술은 임상 실험을 통해 혈중 수치를 기반으로 검증되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이는 채소 섭취량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충분한 항산화 물질이 존재하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향후 AI 헬스 챗봇과 스마트글라스를 활용한 식사 기록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글라스는 사용자의 식사 속도나 알레르기 유발 여부 등을 인식해 경고하거나 식단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개발 중인 해당 기술은 구글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기반으로 작동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은 현재 자사 스마트워치가 아이폰과 호환되지 않도록 설정하고 있으나, 향후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CNN은 삼성의 이번 전략은 스마트폰 판매 둔화 속에서 장기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삼성의 방향 전환이라고 보고 노년층의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시설이 아닌 자택에서의 노후 생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가정 중심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확보해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