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 2016년 달라스를 방문한 이옥선 할머니가 강연회에 참석한 청소년과 포옹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향년 97세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를 기리는 특별한 행사가 달라스에서 개최된다. 오는 28일(토) 달라스 배스 하우스 문화센터(Bath House Cultural Center, Amphitheater)에서 오전 9시 30분 이옥선 할머니의 사진 전시부터 시작해 11시 30분까지 이옥선 할머니를 기억하는 시간이 준비된다.
사진전을 통해 지난 2016년 달라스를 방문한 이옥선 할머니를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비영리단체 ‘Unforgotten Butterflies(잊히지 않은 나비들, 대표 박신민)’다. ‘Unforgotten Butterflies’는 1930년 ~ 1940년대 일본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자행된 성착취 범죄를 알리는데 전념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일본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안부가 아닌 성노예로 명확히 규정하고 피해자들의 존엄성과 역사의 진실을 지키는 일을 사명으로 삼는다. 따라서 이번 ‘이옥선 할머니 기림 행사’에 중국 상하이 일본 수용소 생존자도 함께 해 당시 처차한 상황에 대한 진실을 알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옥선 할머니는 14살 때 중국으로 옌지(延吉)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성착취 피해를 겪었다. 해방후에도 중국에 머물다 2000년에 들어서야 귀국, 어렵게 국적을 회복했다.
일본군은 이옥선 할머니에게 도검을 휘둘러 그녀의 손과 발을 찔렀다. 또한 모진 구타로 인해 치아가 빠지고 청력이 떨어지는 후유증을 겪었고 보행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2002년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20년 가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오다 지난 5월 11일 별세했다.
- 날짜 : 6월 28일(토)
- 시간 : 오전 9시 30분부터
- 장소: Bath House Cultural Center, Amphitheater (by White Rock Lake in Dal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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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에 태어난 할머니는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항상 즐겁게 해 주시던 분이었습니다.

1944년 10월경 일본 군인이 집으로 찾아와 일본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보내지 않겠다고 저항했지만 결국 강제로 끌려가셨습니다.
연행되어 간 곳은 만주 해성이었고 일본군대가 주둔해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위안소에서 할머니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를 당하셨고 당시 폭행 등으로 크게 다쳐 오래도록 다리가 불편하셨습니다.
어느 날 근처 살던 중국인에게서 조선이 해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신의주까지 와서 열차를 타고 고향 대구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향도 할머니가 마음 편히 머물 곳은 못 되었습니다.
가족에게는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만주에 갔다 왔다고만 했습니다. 이후 속리산 마을에서 약초 행상을 하며 생활하셨습니다.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국악을 배워 국악기와 판소리를 잘 하셨으며. 고령에도 동네 사람들의 이름과 집안 사정을 다 아실 정도로 총명하셨습니다.
항상 주변 사람들의 끼니와 경조사를 잊지 않고 챙겨 주시던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본인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망설이지 않으셨으며,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수천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1993년 정부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신 할머니는 수요시위 참가 등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활동도 열심히 하셨습니다.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시던 할머니는 어젯밤 9시 40분경 노환으로 별세하셨습니다.
이옥선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출처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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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