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 과목 폐지… 텍사스·미국사 중심으로 재편
[오스틴=텍사스N] 텍사스 공립학교 교실에서 성경 교육이 확대되고 사회과 교육에서 인종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비중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교육계 안팎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텍사스주 교육위원회(State Board of Education, 이하 SBOE)는 이번 주 사회과 교육과정 전면 개편안과 성경 이야기가 포함된 주정부 권장 읽기 목록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위원회는 23일 공청회를 열어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예비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며 최종 표결은 오는 27일 진행된다.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될 경우 새로운 교육과정은 2030-31학년도부터 텍사스 공립학교에 적용된다.
이번 사회과 교육과정 개편안은 현재 운영 중인 6학년 세계문화(World Cultures) 과목을 폐지하고 텍사스와 미국 역사, 정부, 경제 교육의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유럽 중심 역사 서술을 강화하는 대신 비서구권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습 비중은 줄어들 전망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현재 사회학 수업에서 다루고 있는 “인종과 민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대우 양상 분석” 등의 학습 기준도 상당 부분 삭제된다. 보수 성향 교육 개혁 지지자들은 미국의 성취와 헌정 가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교육과정이 미국 역사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함께 논의되는 주정부 권장 읽기 목록에는 성경 이야기를 포함한 다양한 문학 작품들이 담겨 있다.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반에 이르기까지 공립학교 학생들이 성경 속 이야기와 인물을 학습하게 된다. 지지자들은 성경이 미국 역사와 서구 문명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문화적·역사적 문헌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특정 종교에 대한 편중이 공교육의 종교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과 교육단체들은 이번 개편안이 인종·민족·성별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 경험을 이해할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역사학자들 역시 일부 교육 내용에 사실관계 오류가 포함돼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 정책을 미국 전쟁 노력에 대한 “기여(contribution)” 가운데 하나로 서술한 부분이 대표적 논란 사례로 꼽힌다.
또한 민권운동 지도자의 중요성을 가르치도록 하면서도 마틴 루서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는 명시하지 않고, 서굿 마셜(Thurgood Marshall), 바버라 조던(Barbara Jordan), 헥터 P. 가르시아(Hector P. Garcia) 등을 중심 인물로 제시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암기 위주의 교육이 강화되고 비판적 사고력 함양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회과 교육과정 개편은 9명의 자문위원단이 주도했다. 비판론자들은 자문위원 대부분이 텍사스 공립학교 교실 경험이 없으며 일부는 보수 성향 시민운동 단체와 연계돼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개편 지지자들은 미국 건국 정신과 헌법적 가치, 서구 문명의 역사적 기반을 보다 충실히 가르치는 방향으로 교육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