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진료비 지급 방식이 개편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은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고령층과 장애인 환자들이다. 특히 운전을 하지 않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는 고령 한인들에게는 단순한 진료비 조정 이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정기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검사나 심전도 검사, 간단한 피부 시술 등 추가 처치가 필요하면 같은 날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편안이 시행되면 같은 날 진찰과 특정 시술을 함께 제공할 경우 일부 서비스에 대한 메디케어 지급액이 50%로 줄어든다.
의료계는 이 때문에 일부 병·의원이 진찰과 시술을 서로 다른 날짜에 잡는 방식으로 진료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한 번이면 끝날 병원 방문이 두 번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고령 한인들에게 특히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자녀와 떨어져 생활하거나 직접 운전하기 어려운 노인들은 병원 진료 때마다 자녀나 지인에게 차량 운전을 부탁하거나 별도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차례 방문으로 진료와 검사를 모두 받을 수 있었던 환자가 다른 날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면 교통비뿐 아니라 가족이나 보호자가 직장을 쉬고 동행해야 하는 부담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달라스와 오스틴, 샌안토니오, 휴스턴 등 도심이 아닌 텍사스 농촌 지역처럼 의료기관까지 이동 거리가 긴 곳에서는 문제가 더 커진다. 휴스턴 지역언론과 인터뷰한 한 메디케어 환자는 자신이 운전하지 못하고 와튼에서 케이티의 병원까지 이동하는 데 약 1시간 15분이 걸린다며, 진료를 받을 때마다 다시 방문해야 한다면 매번 다른 사람에게 교통편을 부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추가 방문 자체가 진료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고령 환자가 교통편이나 보호자 일정을 맞추지 못해 두 번째 예약을 미루거나 포기한다면 당일 받을 수 있었던 검사나 처치가 늦어질 수 있다. 만성질환을 여러 개 앓고 있어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 고령자일수록 이런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개편안이 당일 진료와 시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이 같은 날 필요한 진료와 처치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문제는 이 경우 일부 서비스에 대한 메디케어 지급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이를 계속 당일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개편안을 둘러싼 의료계의 우려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연방정부가 의료비 지급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해 마련한 수가 조정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병원 방문 증가는 교통·보호자 동행 부담을 증가시키고 결국 필요한 검사와 처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기관 방문 때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 한인 고령층에게는 메디케어의 수가 변화가 곧 의료 접근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안의 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