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IS, 미국 내 신분 조정 원칙적 금지 지침
시민권자 배우자·H-1B 근로자도 한국 유턴 가능성…가족 분리·재입국 불허 속출 우려
미국 이민국(USCIS)이 미국 내 체류 중인 외국인의 영주권 신분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영사 절차를 밟도록 하는 파격적인 새 행정 지침을 전격 발표했다. 합법적인 이민 절차의 문턱을 극단적으로 높인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현지 체류자는 물론 한국 내 영주권 대기자들 사이에서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민국이 공개한 새 지침의 핵심은 ‘해외 영사 절차(Consular Processing)의 의무화’다. 기존에는 유학생(F-1), 전문직 취업(H-1B), 주재원(L-1) 등 합법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현지에서 취업이나 결혼을 통해 영주권 신분 조정 신청서(I-485)를 제출해 미국에 머물며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특별한 상황(Exceptional Circumstances)’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미국 내 신분 조정을 전면 제한하겠다는 것이 이민국의 방침이다. 영주권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본국(한국 등)으로 돌아가 미 대사관의 이민 비자 인터뷰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민국 대변인은 “비이민 비자는 단기 체류를 목적으로 발급된 것”이라며 “미국 입국이 영주권 취득을 위한 손쉬운 우회로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이민법의 본래 취지를 바로잡는 조치”라고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한 사정’ 기준 모호…시민권자 배우자도 예외 없어
이민국은 인도주의적 사유나 국가적 이익이 걸린 경우 등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 한해서만 미국 내 신분 조정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어 혼란을 키우고 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난민이나 범죄 피해자 보호 비자 등을 제외하면 예외를 인정받기가 극도로 까다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나 현지 기업에서 핵심 인력으로 근무 중인 H-1B 비자 소지자라 하더라도 ‘특별한 상황’을 입증하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와 비자를 다시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미 대사관 적체 심화, 재입국 거부 등 ‘사상 최악의 혼란’ 예고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 영사관에는 극심한 비자 인터뷰 적체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주한 미국 대사관의 이민 비자 대기 기간이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상황에서, 미국 내 신청자들까지 대거 한국으로 쏠릴 경우 이민 행정이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재입국 거부’ 위험성이다. 영주권을 받기 위해 한국으로 출국했다가 대사관 인터뷰에서 심사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비자 발급이 거절되거나 추가 행정 검토(AP·TP)에 걸릴 경우, 미국에 직장과 집, 가족을 두고도 영영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민 미아가 속출할 수 있다. 영사 관할권 특성상 대사관의 비자 거부 결정은 미국 내 법원을 통한 항소나 사법 심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민 업계는 즉각 공황 상태에 빠졌다. 뉴욕의 한 이민 변호사는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합법 이민의 근간을 흔드는 전례 없는 조치”라며 “합법적 체류자들에게 사실상 출국을 강요하는 꼴이어서 가족 분리와 경제적 손실 등 엄청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이민 변호사 협회(AILA) 등을 중심으로 이번 행정 지침에 대한 대규모 위헌 및 위법 소송이 제기될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나, 실제 법원의 집행정지 명령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영주권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대기자들에게 독자적인 출국을 자제하고 이민 전문가와 매 단계 긴밀히 상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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