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sn
“의회 권한 침해한 위법 지침”… 미 이민변호사들 일제히 반발, 법적 대결 예고
이민법조계 “이중 의도 비자 모순 부정” “행정마비·이민미아 양산하는 무책임한 처사” 폭풍 비판
미국 이민국(USCIS)이 미국 내 영주권 신분 조정(I-485)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해외 영사 절차를 강제하는 행정 지침을 전격 발표하자, 미국 이민법조계와 변호사 업계는 “합법적 이민의 근간을 파괴하는 위법적 행위”라며 일제히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를 비롯한 대형 이민 로펌들은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민 변호사들이 분석한 이번 지침의 주요 법적 모순과 실무적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연방 의회의 입법 권한 침해…명백한 직권남용”
전문가들은 행정부의 지침 하나로 연방 이민법(INA) 규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 자체가 위법이라고 지적한다. 미 이민법 제245조는 시민권자의 직계가족이 비자 기간을 넘겨 체류(오버스테이)했거나, 취업이민 신청자가 180일 미만의 신분 위반이 있더라도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신분 조정)할 수 있는 구제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현지 이민 변호사들은 “의회가 법으로 보장한 권리를 이민국이 ‘행정적 재량권’이라는 명분을 남용해 통째로 빼앗으려 한다”며 “이는 행정절차법(APA) 위반으로, 조만간 법원에 집단 소송이 제기되면 효력 정지 가처분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취업비자(H-1B·L-1) 법적 성격인 ‘이중 의도’와 정면 충돌
이번 지침이 전문직 취업비자(H-1B)나 주재원 비자(L-1) 소지자마저 타격할 수 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비자는 법적으로 ‘미국 내 단기 체류’와 ‘향후 영주권 취득 의사’를 동시에 인정하는 이른바 ‘이중 의도’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이민국은 새 지침을 통해 합법적 신분을 완벽히 유지한 H-1B 근로자라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미국 내 신분 조정을 허가할 ‘긍정적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못 박았다. 로펌 관계자들은 “법이 허용하는 비자의 기본 성격마저 부정하는 모순적 행정”이라며 “가장 안전하고 모범적인 합법 이민 경로마저 심사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거부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비판했다.
“대안 없는 해외 영사관 떠넘기기…이민 미아 양산할 것”
미국 내 이민 행정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대사관 이용을 유도한다는 이민국의 해명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국 대사관의 이민 비자 인터뷰는 이미 수개월에서 1년 이상 밀려 있어 국무부 산하 영사 시스템 역시 포화 상태다.
특히 영주권을 받기 위해 한국으로 출국했다가 대사관 인터뷰에서 심사관의 까다로운 잣대로 비자가 거절되거나 행정 검토(AP/TP)에 걸릴 경우, 미국에 직장과 기반을 두고도 돌아오지 못하는 ‘이민 미아’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해외 영사관의 비자 거부 처분은 미국 내 법원을 통한 사법 심사나 항소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청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불안감에 성급히 출국 마라”…로펌들 긴급 가이드라인 시달
미국 내 주요 한인 및 현지 로펌들은 지침 발표 직후 대기자들에게 긴급 안내문을 발송하고 나섰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절대 불안해하거나 동요하여 성급하게 미국을 출국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침의 실질적 효력이 법원에서 다투어지는 동안 현지 체류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민 업계는 향후 이민국이 영주권 승인을 보류하거나 거절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추가서류 요청(RFE)이나 거절의도 통지서(NOID)를 대거 발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청자들은 미국 내 가족 기반, 지역사회 기여도, 의료적 필요성 등 심사관의 ‘긍정적 재량’을 끌어낼 수 있는 보충 서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등 방어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