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UT.org (U.S. Secretary of Agriculture Brooke Rollins addresses members of the media at a press conference following a briefing on the New World screwworm at the Knipling-Bushland U.S. Livestock Insects Research Laboratory in Kerrville on Monday.)
미국에서 수십 년 전 박멸됐던 온열동물의 살을 파먹는 ‘식육파리(New World Screwworm)’ 감염 사례가 텍사스에서 빠르게 늘어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 농무부(USDA)는 최근 텍사스에서 2건, 뉴멕시코와 관련된 1건 등 추가 감염 사례 3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이후 텍사스에서 확인된 신세계 식육파리 감염 사례는 모두 5건으로 증가했다.
새롭게 확인된 텍사스 사례는 샌안토니오 남서쪽 약 90마일 지점의 라살 카운티(La Salle County) 송아지와 텍사스 힐컨트리 지역인 질레스피 카운티(Gillespie County)의 염소에서 발견됐다.
특히 질레스피 카운티 사례는 멕시코 국경에서 상당히 떨어진 힐컨트리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당국은 식육파리의 확산 범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무부는 또 서부 텍사스 앤드루스 카운티(Andrews County)의 한 동물병원에서 감염이 확인된 개 1마리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개는 뉴멕시코 리 카운티(Lea County) 가정에서 기르던 반려견으로 최근 멕시코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 사례가 텍사스 내 자연 확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감염이 미국 입국 이전에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텍사스공대 수의과대학의 채드 크로스(Chad Cross) 교수는 “반려동물의 국경 이동에 대한 검역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개 역시 멕시코 등 식육파리가 상존하는 지역에서는 주요 숙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식육파리는 살아있는 조직을 파먹는 유충을 가진 기생 곤충으로, 암컷 파리가 상처 부위나 체내 개구부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유충이 살아있는 조직 속으로 파고들어 심각한 상처를 유발한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가축이 폐사할 수 있으며, 소와 염소 같은 가축뿐 아니라 야생동물, 반려동물, 드물게는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
미국은 대규모 불임 수컷 파리 방사 프로그램을 통해 1960년대 신세계 식육파리를 사실상 박멸했지만, 최근 멕시코 북부 지역에서 다시 확산되면서 텍사스 남부를 중심으로 재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현재 감염 동물 숫자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식육파리가 텍사스 내에 정착해 번식하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축산업을 보유한 텍사스에서 대규모 확산이 발생할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USDA와 텍사스동물보건위원회(Texas Animal Health Commission)는 현장 대응 인력 75명을 투입해 감염 지역을 중심으로 검역구역을 설정하고 함정 설치, 모니터링, 진단 검사 및 방역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USDA는 이번 주부터 에딘버그(Edinburg)의 무어 공군기지(Moore Air Base)를 거점으로 수백만 마리의 불임 식육파리를 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임 수컷을 대량 방사해 번식을 차단하는 방식은 과거 미국이 식육파리를 박멸할 때 사용했던 핵심 방역 전략이다.
브룩 롤린스(Brooke Rollins) 미 농무부 장관은 지난 9일 커빌(Kerrville)을 방문해 긴급 대응 상황을 점검하며 이번 사태를 “비상 상황(emergency)”으로 규정했다.
다만 그는 “식육파리는 바이러스나 전염병이 아닌 해충”이라며 “미국의 식품 공급망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식품 안전성 역시 전혀 위협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A&M 대학 이사회 이사이자 샌안토니오 사업가인 존 벨린저(John Bellinger)를 USDA의 신세계 식육파리 대응 수석 고문으로 임명했다.
벨린저 고문은 “현재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더 많은 불임 파리 생산과 투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농무부는 가축 및 반려동물 소유주들에게 상처 부위에서 액체가 흘러나오거나 구더기, 비정상적인 피부 병변, 극심한 불편 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수의사나 동물보건 당국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USDA 동식물검역국(APHIS)의 마이클 슈모이어(Michael Schmoyer) 부국장은 “의심 사례를 신속히 신고하는 것이 확산 차단의 핵심”이라며 “조기에 발견할수록 더 빨리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