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텍사스트리뷴(The Ten Commandments, written out on a monument, sit outside the Texas Capitol on March 17, 2025. Lorianne Willett/The Texas Tribune)
1999년 제정된 텍사스 종교자유회복법(Texas 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 및 지난해 주민투표로 통과된 ‘부모 권리 헌법 개정안(Proposition 15)’이 근거
텍사스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Ten Commandments) 게시를 의무화한 법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휴스턴 지역 학부모들이 연방법이 아닌 텍사스 주법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
휴스턴 지역 어머니 3명은 최근 해리스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내고,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 포스터를 게시하도록 한 상원법안(SB) 10이 텍사스 종교자유법과 유권자들이 승인한 부모 권리 헌법 개정안에 위배된다며 시행 중단을 요청했다.
원고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8월 중순 이전에 법원이 포스터 철거를 명령해 줄 것을 요구했다.
원고 가운데 한 명인 에밀리 로스는 성명을 통해 “십계명 포스터는 교실 내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자신이 공동체에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배제는 용인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1999년 제정된 텍사스 종교자유회복법(Texas 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을 근거로 제기됐다. 이 법은 정부기관이 개인의 종교 활동을 실질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또한 지난해 주민투표로 통과된 ‘부모 권리 헌법 개정안(Proposition 15)’도 근거로 들었다. 이 개정안은 부모가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관한 결정을 내릴 권리를 헌법상 권리로 명시하고 있다.
앞서 텍사스 주의회는 지난해 SB 10을 통과시켜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킹제임스 성경(King James Version)에 수록된 십계명 포스터를 기부받아 게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포스터는 최소 16×20인치 크기로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유대교와 가톨릭, 개신교 등 종파마다 십계명의 구성과 표현 방식이 서로 달라 특정 종교 해석을 학교가 강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7월에는 16개 가정이 11개 교육구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법이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연방지방법원은 당시 해당 교육구들에 대해 법 시행을 일시 중단시켰지만, 올해 봄 연방 제5순회항소법원은 텍사스 법이 미국 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며 이를 뒤집고 시행을 허용했다. 같은 판결은 루이지애나주의 유사 법률에도 적용됐다.
켄 팩스턴 텍사스 법무장관은 십계명이 미국의 역사와 문화유산의 중요한 일부라며 법을 지속적으로 옹호해 왔다. 법무장관실은 “포스터는 교육 내용이 아니라 단순한 게시물이며 학생들은 이를 무시할 자유가 있어 종교 강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텍사스 교육위원회가 최근 공립학교에 성경 내용을 반영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승인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제기됐다.
원고는 무종교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는 에밀리 로스를 비롯해 자이나교·힌두교·유대교·퀘이커교 전통을 함께 존중하는 오드리 로사 나스, 시크교 신자인 산잠 카우르 소할 등 3명이다.
원고 측 변호인 메건 하산은 “세 사람은 종교는 다르지만 자녀들이 자신의 신념과 충돌하는 종교적 메시지를 학교에서 강제로 접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다”며 “단지 교실 벽의 포스터 하나를 제거해 달라는 요구가 소송으로까지 이어져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