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사스트리뷴(A cryptocurrency kiosk inside a convenience store on Airport Boulevard in Austin on July 7, 2026. Aiden Gonzalez/The Texas Tribune)
[오스틴=텍사스N] 텍사스에서 암호화폐(가상자산)를 이용한 사기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피해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2025년 텍사스 주민들이 암호화폐 사기로 잃은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 4천억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피해 규모다.
FBI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장 많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에서 지난해 60세 이상이 암호화폐 사기로 잃은 금액만 3억 9,600만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가족 가운데 고령자가 있다면 문자 사기와 전화 사기 유형을 미리 설명하고, 낯선 사람이 돈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가족과 먼저 상의하도록 하는 것이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투자 사기뿐 아니라 정부기관과 경찰을 사칭하거나 연애 감정을 이용하는 이른바 ‘돼지 도축(Pig Butchering)’ 수법까지 등장하면서 피해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해리스카운티 지방검찰청 사이버·금융범죄 담당 마이클 레빈 검사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허위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꼽았다. 사기범들은 실제 투자 플랫폼과 거의 구분하기 어려운 웹사이트를 만든 뒤 높은 수익이 나는 것처럼 화면을 조작해 투자금을 유도한다.
레빈 검사는 “화면만 보면 실제 증권거래 플랫폼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모든 거래가 조작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돈을 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검증된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고, 투자 전 회사의 신뢰성과 언론 보도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SNS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친분을 쌓은 뒤 암호화폐 투자를 권유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도 크게 늘고 있다. 사기범은 오랜 기간 친밀감을 형성한 뒤 특정 투자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거나 암호화폐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또 경찰이나 법원, 주정부 기관 직원을 사칭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배심원 출석 의무를 어겼다거나 법적 문제가 발생했다며 벌금 납부를 요구하고, 실제 기관 전화번호처럼 보이도록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전화를 받으면 전화를 끊은 뒤 해당 기관의 공식 번호로 직접 다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에서는 현금을 암호화폐로 바꿔주는 암호화폐 키오스크(Crypto Kiosk)를 이용한 사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사기범들은 은행 직원이나 경찰을 사칭해 보석금 납부나 계좌 보호를 이유로 키오스크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송금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은행이나 경찰, 법원 등 정부기관이 암호화폐나 암호화폐 키오스크를 통해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암호화폐는 한 번 전송되면 추적과 회수가 쉽지 않다. 수사기관들은 피해 사실을 인지하면 즉시 은행과 경찰에 신고하고, 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와 텍사스 법무장관실에도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는 디지털 지갑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도난 자금을 동결할 수 있는 시간은 통상 36~48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피해금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고는 추가 피해를 막고 범죄 조직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한편, 텍사스주는 암호화폐 사기 대응을 위해 금융범죄정보센터(Financial Crimes Intelligence Center)를 운영하고 있으며, 텍사스 증권위원회(Texas State Securities Board)도 가상자산 투자 사기를 조사하고 있다. 주 의회도 내년 1월 회기를 앞두고 고령층 금융사기 예방과 암호화폐 키오스크 규제 등을 주요 입법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사기가 의심되는 상황
- SNS나 문자로 투자 기회를 제안하는 낯선 사람
- 공식 기관과 일치하지 않는 전화번호
- 대화를 왓츠앱(WhatsApp)이나 텔레그램(Telegram)으로 옮기자고 요구하는 경우
-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압박하는 경우
- 문자로 법원 문서나 공문을 보내오는 경우
- 처음 걸려온 번호와 다른 번호로 다시 전화하라고 안내하는 경우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