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이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 부담으로 올여름에도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주택 매매의 선행지표인 6월 잠정주택판매(Pending Home Sales)는 전달보다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주택판매는 매매 계약은 체결됐지만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주택 거래를 집계한 것으로, 향후 기존 주택 판매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신규 주택시장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건설업체들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건설업체 신뢰지수(Homebuilder Sentiment)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설업체들은 높은 금융비용과 수요 둔화로 신규 주택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주택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꼽힌다.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금리는 최근 6.64%까지 상승하며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로 기존 저금리 대출을 보유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록인(lock-in)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집값과 대출 부담으로 실수요자들도 매입을 미루면서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이 향후 하반기 주택시장 회복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현재와 같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주택 거래와 신규 주택 건설 모두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Homes.com에 따르면 6월 미국 기존 주택 거래량은 약 36만 5천 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증가했다. 전달과 비교해서도 거래가 늘며 여름 성수기 진입과 함께 매수 움직임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는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를 더 이상 미루지 않으면서 거래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커 일부 대도시는 거래가 늘어난 반면 다른 지역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 나온 매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월 전국 매물은 약 141만 채로 지난해보다 4.2% 늘었으며, 올해 들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물이 늘면서 구매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지고 가격 협상력도 다소 커졌지만 지역별 공급 상황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미니애폴리스와 콜럼버스, 세인트루이스 등 중서부 도시에서는 신규 매물이 크게 증가한 반면 플로리다주 잭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오히려 매물이 감소했다.
주택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6월 미국 기존 주택의 중간 판매가격은 40만1천 달러로 지난해보다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거래가 증가했음에도 가격 상승폭이 제한된 것은 매물 증가가 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독주택 가격은 타운하우스나 콘도보다 상승폭이 다소 컸지만 전반적으로 큰 변동은 없었다.
지역별 가격 흐름도 엇갈렸다. 시카고와 잭슨빌은 주요 도시 가운데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와 워싱턴주 시애틀은 각각 4.6%, 3.1% 하락했다.
Homes.com이 분석한 전국 933개 지역 가운데 64%는 집값이 상승했지만 36%는 하락해 지역별 시장 상황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시장이 전국적으로는 수급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주택 매매를 계획하는 경우 전국 평균보다 해당 지역의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미향 기자 amiagns0210@gmail.com













